한화솔루션, 상반기에만 3000억 영업손실 발생
굳건한 방산 실적, 대세 영향 없을 것이란 분석도

사진 = 한화솔루션
사진 = 한화솔루션

[월요신문=전지환 기자] 한화그룹의 모태라 할 수 있는 한화솔루션의 재무 상황이 올해 들어 크게 악화했다. 그룹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육성 해온 태양광 사업이 중국업체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물론 석유화학 부문도 중국발 공급 과잉에 더해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한화솔루션의 실적 개선이 언제 이뤄질지 예단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이 회사를 책임져 온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올 상반기 3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1분기 2166억 원 2분기 1078억 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핵심 사업인 케미칼(석유화학)과 신재생에너지(태양광) 사업 부진이 이유로 거론된다.

사업 부문별로 살펴보면 케미칼 부문은 올 1분기와 2분기 각각 189억 원과 174억 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으며, 신재생에너지는 1분기와 2분기 각각 1871억 원과 91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실적 부진 여파로 한화솔루션의 재무 상황 역시 크게 악화했다. 한화솔루션의 순차입금은 올 상반기 기준 10조 원에 달한다. 부족한 현금 창출력에도 한화솔루션은 미국에 태양광 밸류체인 솔라허브를 구축하기 위한 투자를 계속하고 있어, 그에 따른 부채가 늘고 있다.

김동관 리스트 관리 역량 확인하는 계기될 것    

지난달 29일 한화그룹은 김동관 부회장이 한화임팩트/투자부문 신임 대표이사에 내정됐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김동관 부회장은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신재생에너지 및 화학 계열사 한화솔루션을 시작으로 또다른 미래사업의 축인 방산 및 첨단 제조산업 계열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여기에 더해 지주사 ㈜한화 전략 부문 대표와 투자회사 한화임펙트 대표까지 맡게 됐다. 

재계에서는 한화그룹의 이번 인사를 두고 김승연 회장 자제 간 승계 구도가 더욱 명확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남 김동관 부회장이 태양광·에너지·화학·방산·조선 등을 가져가고,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이 금융계열사 전반을 삼남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이 유통과 로봇 분야를 담당하게 될 것이란 관측이다.

그렇다 보니 재계 내에선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한화솔루션의 실적 부진에 대해 김동관 부회장의 리스크 관리 능력을 판가름할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현재 김동관 부회장은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교체라는 카드를 우선 꺼내 들었다.

지난 12일 한화솔루션은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고 남정운 대표이사와 홍정권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남 신임 대표는 한화솔루션의 케미칼 부문을 홍 대표는 큐셀 부문을 이끌게 됐다. 평소 보다 약 1개월가량 앞당겨진 인사로, 이번 인사를 통해 한화솔루션은 재무 건전성 확보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아울러 한화솔루션은 약 70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 당장의 급한 불은 끌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김동관 부회장이 책임지고 있는 방산 부문의 경우 그 어느 때보다 견고한 실적 흐름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2조 7860억원, 영업이익 3588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보다 356.5%가 증가했다. 이는 역대 분기 실적으로 가장 많은 영업이익이다.

또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와 K9 잔여 계약이 남았으며, 이집트에 K9 수출도 진행한다. 여기에 K9 54문, K10 탄약 운반 장갑차 36대 등을 총 1조 3000억 원 규모의 루마니아 수출 계약도 조만간 체결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재계 관계자 역시 "그룹의 핵심 계열사 중 하나인 한화솔루션이 재무 악화의 늪에 빠졌으나 방위산업이 든든하게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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