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곰, 짱구, 에스더버니 등 인기 캐릭터 업은 프로야구
MZ세대 야구팬 공략 속 출시와 함께 품절 열기 지속
관중 신기록 기대 등 흥행 속 상품 웃돈 거래는 해결 과제

두산 베어스와 협업을 펼친 망그러진 곰. 사진=두산베어스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두산 베어스와 협업을 펼친 망그러진 곰. 사진=두산베어스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월요신문=이승주 기자]프로야구 구단들이 콜라보레이션 상품들을 잇달아 출시하며 MZ세대 공략에 나서고 있다. 젊은 팬을 공략하는 구단들의 콜라보레이션 굿즈는 이제 프로야구를 즐기는 새로운 매력 포인트 중 하나로도 자리 잡고 있다. 인기 캐릭터와의 협업이 야구에 대한 팬들의 관심을 키우는 것은 물론 그들의 지갑까지 열게 만들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다만, 일각에선 굿즈 상품에 대한 과도한 웃돈 거래 등은 구단들이 고민해 봐야 할 과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487경기 만에 700만 관중을 달성했다. 역대 최소에 해당한다. 앞서선 역대 최초로 전반기 중 600만 관중을 돌파했으며, 사상 첫 정규시즌 1000만 관중 달성도 기대되고 있다.

프로야구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진 것과 관련 구단들의 적극적인 마케팅도 한몫했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와 관련 지난 6월 실시된 대학내일 연구소의 야구팬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굿즈 구매에 10만 원 이상 지출한 사람의 비율은 응답자의 47.3%에 해당했으며, 이들의 평균 소비 규모는 11만 8000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진행된 프로스포츠 관람객 성향 조사에서는 프로야구 고관여 팬(선수 및 응원가 인지, 유니폼 보유)의 37.7%가 20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Z세대 커뮤니티 '제트워크'에서 최근 실시한 조사에선 유니폼을 패션 아이템으로 활용한다는 답변도 상당히 많았다.

프로야구에 대한 관심 증가 속 젊은 세대 중심으로 응원 구단 상품 구매에 호의적이고 굿즈 판매 확대로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프로구단과 인기 캐릭터와 콜라보레이션 마케팅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콜라보레이션 마케팅은 서로 다른 브랜드가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협력하는 것으로, 이러한 마케팅이 프로야구에 대한 MZ세대 팬들의 마음마저 사로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산 베어스X망그러진 곰, 팬들의 니즈 적극 반영

두산 베어스는 지난 5월부터 '망그러진 곰'과의 콜라보레이션 마케팅을 진행, 망그러진 곰이 들어간 유니폼, 머리띠 등 다양한 종류의 상품을 출시했다.

두산 측에 따르면, 망그러진 곰 유니폼은 출시된 지 한 달 만에 지난 시즌 구단의 1년 유니폼 판매량이었던 1만 6000개를 넘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두산이 망그러진 곰과의 협업을 진행하게 된 계기는 구단 마스코트인 곰과 관련해 팬들의 니즈가 꾸준히 이어졌기 때문이다.

두산 구단은 40만 명이 넘는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망그러진 곰과의 협업을 진행하며 MZ세대 야구팬들 공략에 나섰다.

팬들의 호응 속 두산은 지난 6월 8~9일 홈경기를 '망곰베어스데이'로 지정해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선수들이 직접 망그러진 곰과의 협업으로 제작된 특별 유니폼을 착용하고 경기에 나섰다. 그뿐만 아니라 구단 측은 해당 시리즈의 티켓 또한 망그러진 곰이 새겨진 스페셜 티켓으로 제공하며 팬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했다.

두산과 망그러진 곰의 협업은 단순히 상품 출시에서 그치지 않았다. 망그러진 곰을 형상화한 마스코트 '망곰이'가 경기장을 누볐다. 당시 망곰이는 두산의 기존 마스코트인 철웅이와 함께 활동하며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망곰이는 또한 지난 7월 인기 걸그룹 에스파의 멤버 윈터가 시구를 할 당시에도 함께 슈퍼노바 챌린지에 참여하는 등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롯데 자이언츠와 협업을 진행한 에스더버니. 사진=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와 협업을 진행한 에스더버니. 사진=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X짱구, 여성 팬 집중 공략

롯데 자이언츠는 인기 만화 캐릭터 짱구는 물론 에스더버니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짱구를 토대로 디자인한 유니폼, 볼캡, 키링 등 다양한 협업 상품 판매에 나선 것으로 이를 활용한 다채로운 이벤트도 개최했다. 이와 관련 시즌 초 열린 부산동백시리즈에서는 짱구와의 포토타임이 진행됐고 짱구가 직접 시구자로 나서 팬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다.

에스더버니는 귀엽고 세련된 토끼 캐릭터로, 여성층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에 구단은 유니폼부터 캐릭터 볼, 패션 모자, 봉제 인형, 인형 머리띠 등 다양한 형태의 상품을 준비했다. 앞서 언급한 조사 속 프로야구 고관여 팬의 63.8%가 여성 팬으로 드러난 것에서도 볼 수 있듯 야구에 열성적인 여성 팬들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콜라보레이션 상품의 품귀 현상에 중고 거래도 잇달아

프로 구단들의 적극적인 캐릭터 콜라보레이션 마케팅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의견이 나오고 있으나 일각에선 그에 따른 팬들의 관람 부담 증가 우려도 나온다.

특히 많이 지적되고 있는 것이 협업 상품 물량이 한정적이다 보니 그로 인해 팬들의 지출이 더 커지고 있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실제 두산 베어스의 콜라보레이션 상품 망그러진 곰 관련 굿즈의 경우 한정판으로 출시돼 구매에 실패한 사례담도 속출했고, 이에 웃돈을 얻은 중고 거래가 다수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프로야구에 대한 관심이 커진 만큼 인기 캐릭터 콜라보레이션 등 구단별 판촉 마케팅도 늘고 있는데 과도한 상술이 자칫 프로야구 전체에 대한 반감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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