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앞서 "탄 냄새 난다"며 투숙객 객실 변경
사망자 2명, 에어매트 뒤집힌 상태에서 뛰어내려
2003년 준공된 호텔,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 아냐

경기 부천 호텔 화재 현장에 소방대원들이 투입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기 부천 호텔 화재 현장에 소방대원들이 투입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장지현 기자]경기 부천의 한 호텔에서 불이 나 7명이 숨지고 12명이 중경상을 입는 둥 19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23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22일 오후 7시 39분께 경기 부천시 원미구 중동 한 9층짜리 호텔 8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화재로 20~50대 내국인 투숙객 7명이 사망했다. 사망자 대부분은 발화지점과 가까운 8~9층 계단과 복도 등에서 발견됐고, 8층에서 에어매트로 뛰어내린 2명은 결국 숨졌다.

3명은 연기를 들이마셔 중상을 입어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또 다른 9명은 경상을 입었다.

조사 결과 소방 당국은 64개 호실에 27명이 투숙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 불이 났던 8층에는 투숙객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 당국은 신고 접수 3분 만에 대응 1단계를 발령한 뒤 15분 만에 대응 2단계로 상향 조치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은 인력 153명과 펌프 차량 등 장비 46대를 동원해 사고 발생 약 2시간 40분 만에 완진했다.

이날 불은 호텔 전체로 확대되지는 않았으나 검은 연기가 치솟으며 인명피해가 커졌다.

현재 화재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화재가 발생하기에 앞서 한 투숙객이 810호 객실에 들어갔다가 "타는 냄새가 난다"는 말과 함께 객실을 변경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로 인해 초기 대응이 늦어졌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으며 화재 당시 810호에는 투숙객이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발화지점인 8층 객실 내에는 스프링클러도 설치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상돈 부천소방서 화재예방과장은 "해당 호텔은 2003년 건축이 완료됐다"며 "당시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사고 현장에서 에어매트로 뛰어내린 뒤 사망한 2명은 첫 번째 투숙객이 뛰어내린 이후 예상치 못하게 매트가 뒤집히게 되며 안타까운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방전문가는 "에어매트의 상부와 하부 는 구조가 달라 이를 뒤집어 놓을 경우 에어매트가 정상 작동하지 않을 확률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상돈 과장은 "처음에는 에어매트가 정상적으로 설치돼 있었으나 요구조자가 떨어지는 과정에서 매트가 뒤집힌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하며 매트가 뒤집힌 정확한 원인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확인 및 조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경기남부경찰청은 화재 원인 규명을 위해 부천원미경찰서 형사과를 중심으로 경기남부청 형사기동대, 강력계 등으로 수사본부를 꾸렸으며 이날 오전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등과 현장에서 합동감식을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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