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관련 우리은행 본점 압수수색
이복현 "우리금융 더 이상 신뢰하기 힘든 수준"…현 경영진에 날 세우며 비판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19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은행장들과의 간담회에 참석하던 중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4.06.19 사진=뉴시스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19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은행장들과의 간담회에 참석하던 중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4.06.19 사진=뉴시스

[월요신문=고서령 기자]최근 불거진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문제와 관련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우리금융 현 경영진을 정조준 해 강경 발언을 이어가자 금융권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검사 김수홍)는 서울 중구에 위치한 우리은행 본점 등에 대해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검찰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과 관련해 수사에 나선 것.

검찰은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과 강남구 선릉금융센터 등 사무실 8곳, 관련자 주거지 4곳을 압수수색 중이라고 밝혔다.

손태승 전 회장은 2017년 우리은행장 이어 2019년 우리금융지주회장을 역임, 지난 2023년 3월 임기를 마쳤다.

금감원에 따르면 손 전 회장 재임시절 손 전 회장의 처남 등 친인척 관련 차주에 616억원의 대출이 실행됐으며, 이 가운데 350억원은 허위 문서를 내거나 담보가 안 되는 것을 담보로 잡고 실행한 부당대출로 밝혀졌다.

또한 금감원은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이 의도적으로 금융당국에 해당 대출에 대해 보고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우리금융 및 우리은행 경영진은 손 전 회장 부당대출을 미리 인지 하고 있었음에도 금감원에 금융사고 보고를 하지 않았다.

금감원에 따르면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지난해 9~10월 사이,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올 3월 이번 사안을 인지하고 있었다.

이에 이복현 금감원장은 우리금융 현 경영진을 향해 날을 세우며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에 대한 현안질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4.07.30. 사진=뉴시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에 대한 현안질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4.07.30. 사진=뉴시스

이복현 원장은 지난 25일 오전 한국방송(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지난해 가을경 임종룡 회장, 조병규 행장이 손태승 전 회장의 대규모 부당 대출에 대해 보고 받은 정황을 확인했다"라며 "법상 보고를 제때 안 한 부분은 명확하게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또한 "전 경영진에서 벌어진 문제지만, 새로운 경영진이 취임한지 1년이 지나서야 수습하는 것이 감독당국에선 신뢰하기 어렵다"며 "우리은행이 숨길 수 있다는 전제 아래 진상규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20일 열린 임원회의에서는 "우리은행은 친인척 대출에 대해 몰랐었다는 전직 회장의 발언을 옹호하면서 심사소홀 등 외에 뚜렷한 불법행위가 없었다며 금감원에 보고하지 않은 것을 합리화하는 행태를 지속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금융이 보이고 있는 행태를 볼 때 더 이상은 신뢰하기 힘든 수준이라고 판단된다"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를 두고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 원장이 우리금융 현 경영진에게 전 회장 관련 비리 책임을 묻는 것은 지나친 측면이 있다며, 사퇴를 압박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한편,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임기는 오는 2026년까지이며 조병규 우리은행장의 임기는 올해 말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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