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4대 개혁·민생 법안 등 대야 전략...'윤·한 갈등' 격화
野 '채 상병 특검' 등 尹 견제 전략...'호남 표심' 잡기 나서

국민의힘 연찬회(왼쪽)와 더불어민주당 워크숍 기념사진. 사진=뉴시스
국민의힘 연찬회(왼쪽)와 더불어민주당 워크숍 기념사진.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장지현 기자]9월 2일 정기국회를 앞둔 여야가 각각 연찬회 및 워크숍을 가지며 전략을 다졌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이 발표한 4대 개혁 추진과 거대 야당에 맞설 결의를, 더불어민주당은 민생에 집중하는 동시에 대정부 투쟁을 벌일 계획을 재확인하며 전열을 가다듬었다.

30일 국민의힘은 전날부터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1박 2일간의 연찬회를 마무리했고, 민주당은 같은 기간 인천 중구의 한 호텔에서의 워크숍을 마무리하며 결의문을 채택했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 4대 개혁(연금·의료·교육·노동)을 이행하고 야당에 맞설 방안, 그리고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등 정기국회에서 우선 처리할 170개의 법안 등을 발표했다.

결의문을 통해 "어렵게 되살린 민생 협치의 불씨를 지키고 윤 정부와 함께 4대 개혁을 책임 있게 이행하겠다"며 "포퓰리즘 정치를 배격, 국민 모두에게 마음껏 도전할 기회가 주어지는 미래를 만들고, 자유민주주의 헌법 가치를 지키는 정당으로서 민생과 국익을 훼손하는 야당의 막말과 거짓 선동에 단호히 맞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정책위원회는 민생경제·저출생·의료 개혁·미래 성장·지역 균형·국민 안전의 6개 분야 170개 법안을 중점 추진키로 했다.

금투세 폐지와 인구전략기획부 신설, 필수·지역의료 육성·지원, 디지털 성범죄 문제 해결, 원전·반도체·인공지능(AI) 산업 지원 등 정부여당의 주요 법안이 다수 포함됐다.

민주당은 민생 회복과 윤석열 정부 견제에 방점을 찍은 결의문을 채택했다.

의원들은 "파탄에 놓은 민생을 되살리고 대한민국 정체성을 파괴하는 윤 정권의 친일 굴종외교와 역사 쿠데타를 반드시 저지하겠다"며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인권, 언론자유와 한반도 평화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다짐했다.

민주당은 9월 정기국회 운영 전략과 주요 입법 과제 논의, 10월 대정부 국회 국정감사 전략 등을 정비했다.

우선 채 상병 특검법 처리에 당력을 집중하고 민생·경제 입법과 나라 바로 세우기 법안 등 165개 입법 과제를 추진키로 했다.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발언하는 한동훈 대표. 사진=뉴시스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발언하는 한동훈 대표. 사진=뉴시스

與, 윤-한 갈등 연찬회에서도 드러나

국민의힘은 연찬회에서 대외적으로 당 내부는 물론 당정 간의 당합을 강조하기도 했으나 윤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의 긴장 관계는 더욱 노출되는 모습이었다.

29일 연찬회를 시작하며 한동훈 대표는 민심에 귀를 기울이고 정부에 전해 당정이 하나된 정책으로 국민께 평가 받자고 했으나, 같은날 정부 측에서 의료 개혁을 위한 의대 증원 당위성을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설명하는 자리에서 개인 일정으로 인해 불참하기도 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처음으로 국민의힘 연찬회에 불참하는 모습 등을 보여 이를 두고 용산과 한동훈 대표의 껄끄러운 관계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앞서 한동훈 대표는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유예를 제안했으나 대통령실은 이를 거부했고, 전날 진행된 국정브리핑에서도 윤 대통령은 의료 개혁 관련해서는 특히 굳건하다는 의견을 내비치기도 했다.

당정 갈등에 관한 기자의 질의에는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답변했다.

연찬회 폐회식 직후 한동훈 대표는 자신의 중재안에 윤 대통령이 불쾌감을 느껴 연찬회에 불참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엔 "아무런 감정이 없다"고만 답하며 "이견이 있는 건 잘못된 게 아니다. 중요한 이슈에 대해 민심이 다른 내용이 많을 경우엔 그걸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는 게 집권 여당 대표의 임무"라고 했다.

이는 한동훈 대표 또한 자신의 입장을 고수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원조 친윤계으로 불리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연찬회 동료의원 특강 강연에서 마이크를 잡은 후 "당내 신·구 권력 충돌로 정권 재창출이 실패한 사례가 있다. 당정관계가 중요하다"며 "현실적으로 대통령 권력이 더 강하고 그와 함께 가기 위해 어떻게 해야 되는지에 대해 당·원내 지도부가 더 많이 고민해야 한다"고 둘러서 지적하기도 했다.

순천 전남동부청사에서 간담회하는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사진=뉴시스
순천 전남동부청사에서 간담회하는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사진=뉴시스

野, 나란히 워크숍 마친 후 호남 표심 경쟁 본격화

한편 같은 일정으로 워크숍을 진행한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지도부는 워크숍이 끝났음에도 서울로 복귀하지 않고 전남 영광군과 곡성군을 방문해 야권의 텃밭인 호남 표심 잡기에 나섰다.

1박 2일 일정으로 인천에서 워크숍을 마친 민주당의 박찬대 원내대표와 김민석 최고위원, 이한주 민주연구원장은 서울로 복귀하지 않고 순천과 영광군을 연이어 찾기로 했다.

이들은 전남 순천시 전남동부청사에서 전라남도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 "민주당이 이전까지 많이 부족했다"며 "협력이 필요한 전남 사안들에 대해 언제든지 돕겠다"고 말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쌀값 문제를 언급하고 SOC예산 확보에 도움을 줄 것을 요청했고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풀어야 할 전남 문제가 많다고 생각하고 이에 필요한 사안을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순천과 영광을 잇따라 방문해 군의원들과 별도 간담회를 열고 이한주 연구원장의 특강도 진행한다.

이후에는 영광 터미널 인근 시장을 찾아 주민들을 만나는 등 현지 민심을 청취하는 시간을 갖는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라디오에서 "영광에 이어 부산도 가는 일정이 잡혀 있다"며 재보선 지역구를 방문한다고 알렸다.

특히 김민석 최고위원은 지난 주말에도 한준호 최고위원과 전남 곡성과 영광을 방문하는 등 2주 연속 호남을 찾으며 각별히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곡성군 겸면 항꾸네협동조합을 방문해 지역 청년 농민들과 간담회 중인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사진=뉴시스
곡성군 겸면 항꾸네협동조합을 방문해 지역 청년 농민들과 간담회 중인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사진=뉴시스

조국혁신당은 민주당과 동일한 일정으로 영광에서 워크숍을 진행했다.

워크숍을 마친 뒤 곡성군으로 이동한 조국 대표는 노인 대상 배식 봉사 및 겸면 항꾸네협동조합을 방문해 지역 청년 농민들과 간담회를 열어 지지를 호소했다.

김보협 수석대변인은 "조국 대표가 앞서 전남 지역에 월세를 살며 재보선을 준비하겠다고 했는데 영광에서 시작하지 않을까"라며 "곡성에는 신장식 의원이 두 달간 거주하며 서울로 출퇴근을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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