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태화 감독 "세상의 차별와 억압 속 사랑의 의미 담아"

아이유 '러브 윈스 올' 뮤직비디오 속 아이유와 뷔(V). 사진=이담 엔터테인먼트
아이유 '러브 윈스 올' 뮤직비디오 속 아이유와 뷔(V). 사진=이담 엔터테인먼트

[월요신문=김민정 기자]가수 아이유(IU)의 선공개 곡 '러브 윈스 올(Love wins all)' 뮤직비디오가 24일 0시에 공개됐다. 뮤직비디오는 아이유와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디스토피아 생존기를 그리고 있다. 

이날 영상이 공개된 직후, 아이유 소속사 이담엔터테인먼트는 '러브 윈스 올' 뮤직비디오를 연출한 엄태화 감독의 해석 가이드와 짧은 인터뷰를 공개했다. 

1.  추격하는 '네모'의 존재

우선 두 사람을 집요하게 쫓는 '네모'의 정체에 관해 "세상을 점령한 외계 세력이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좀비다" "기현상을 일으키는 유령이다" 등등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네모'는 주인공들을 향한 차별을 뜻하며, 나아가 우리 일상에서 만연한 각종 차별과 억압 등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2.  KEY ITEM '캠코더'의 의미

뮤직비디오 속 중요한 소품으로 등장하는 '캠코더'의 의미도 중요해 보인다. 영상 속 시간 배경은 현재이지만, 캠코더가 찍히는 화면의 설정값은 폐허가 되기 전 멀쩡했던 세상이다. 캠코더의 렌즈는 곧 사랑의 필터를 의미한다. 또한 인물들의 내적 혹은 외적인 모습을 뛰어넘어 세상의 아름다운 것들을 바라볼 수 있는 중요한 장치로 볼 수 있다.

3.  주인공들의 모습

주인공에 대한 설정도 신선하다. '말하지 못하는 이'와 '왼쪽 눈으로만 세상을 보는 이'의 '디스토피아 세계관 생존기'로도 보여지는 이 뮤비에는 여러 상징이 존재한다. 아이유의 입술에는 체인이 작게 걸려있는데, 이는 곧 세상과 온전히 소통하기에 어려움이 있음을 의미한다. 뷔 역시 왼쪽 눈에 백색의 렌즈를 착용해 한쪽 눈이 안 보인다는 것을 표현, 두 사람이 세상의 난관들을 헤쳐가기에 많은 어려움들이 있음을 드러낸다. 그럼에도 이들은 '네모'로부터 폐허가 되어버린 세상에서 서로를 더욱 의지할 수밖에 없으며, 각자 상처를 입고 지친 상황에서도 끝까지 이겨내고자 한다.

4. 왜 웨딩드레스와 턱시도일까?

마지막으로 눈에 띄는 점은 두 사람이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를 입고 있다는 점이다. 아이유와 뷔는 폐허에서 각자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를 골라 입었다. 여기서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는 가장 상투적이라 할 수 있는 '사랑의 결실'을 상징한다. 뮤비에서 두 사람은 이 옷들을 입고, 사진을 찍고, 노래를 하며 즐겁게 노는 등 그동안 일상에서 하기 어려웠던 일들을 함께 하며 잠시나마 행복을 누린다.

하지만 끝내 '네모'로 인해 육체가 소멸되고 그들이 걸치고 있던 '옷'만 남게 된다. 두 사람은 마지막 캠코더 화면에서 이들이 공중으로 떠오르는 것으로 암시되는데, 이는 온갖 억압과 압박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롭게 날아갈 수 있음을 뜻한다. 결정적으로 하늘에서 떨어지는 드레스와 턱시도는 현실에서 의미 있고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형식들이 과연, 참 본질을 보여주는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는 의미도 내포한다.

엄태화 감독은 연출 참여 계기에 대해 "아이유 씨와의 재회가 가장 결정적이었다. 2018년 이후, 5년 만의 협업이라 감회가 남달랐는데, 그때 당시에도 2년 동안 현장을 나가지 않던 중, 아이유 씨의 연락을 받고 콘서트 VCR 작업을 했던 것이 이후 제 작업에 대한 동기부여가 됐다. 마찬가지로, 이번 역시 촬영장에 대한 즐거움을 다시 일깨워주는 작업이었다. 세계관 자체가 현실과 달리 이질적이고 추상적인 설정인 만큼 뮤직비디오에 대한 여러 시각에 따른 다양한 해석들 역시 환영한다."고 밝혔다.

한편 아이유의 'Love wins all'은 24일 오후 6시 음원 플랫폼에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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