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위기론 속 양극화-포퓰리즘 지적 이어져

29일 서울대 우석경제관에서 열린 '2024 한국정당학회 춘계학술회의' 라운드 테이블 세션에서 발언 중인 서정건 경희대 교수. 사진=박지영 기자
29일 서울대 우석경제관에서 열린 '2024 한국정당학회 춘계학술회의' 라운드 테이블 세션에서 발언 중인 서정건 경희대 교수. 사진=박지영 기자

[월요신문=박지영 기자]한국정당학회는 29일 '제22대 총선: 정당의 위기와 한국민주주의'를 주제로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해, 포퓰리즘과 정치보복, 선거 과정 문제 등 한국 정치의 핵심 쟁점들을 집중 논의했다. 다양한 학계 전문가들이 참여해 한국 정치의 현 상황을 분석하고, 현재 정당과 민주주의가 직면한 위기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이 이루어졌다.

한국정당학회는 29일 오후 1시 서울대 우석경제관에서 '제22대 총선: 정당의 위기와 한국민주주의'를 주제로 2024년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학술대회는 세 차례의 패널 세션으로 구성됐다.

'위기의 민주주의: 포퓰리즘, 정치보복 그리고 선거완결성'을 주제로 한 첫 번째 세션에서 구본상 충북대 교수가 사회를 맡았다.

이 세션에는 조영호 서강대 교수와 권예소라 성균관대 교수가 발표자로 나서며, 송원준 한양대 교수, 황인정 성균관대 교수, 우병득 인천대 교수가 토론을 진행했다.

조영호 서강대 교수는 '정치적 보복주의(political punitivism)'를 주요 키워드로 제시하며, "정치보복 수요는 정파적 지지자들 사이에서 높은 효용을 지닌다"고 발언했다.

조 교수는 또한 "정치보복이 한국 정치의 핵심 문제로 자리 잡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정상적인 정치 운영이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 세션은 오후 3시부터 학자들의 자유공모 패널과 기획패널로 나뉘어 진행됐다.

자유공모 패널에서는 윤광일 숙명여대 교수가 사회를 맡았고, 문예찬 연세대 박사과정, 이병재 연세대 디지털사회과학센터 연구교수, 이선우 전북대 교수, 이재묵 한국외대 교수가 발표를 진행했다.

기획패널에서는 '정당의 위기: 원인, 효과 그리고 선거과정'이라는 주제로 임성학 서울시립대 교수의 사회 하에 진행됐으며, 윤왕희 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 교수, 송정민 연세대 디지털사회과학센터 연구교수, 강신재 연세대 디지털사회과학센터 연구원이 발표했다

윤왕희 서울대 교수는 "현재 포퓰리스트 정당으로서 거대 양당의 공천이 이루어진다"며 "다른 국가들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포퓰리스트 정당이 주류 정당과 일치한다"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또한 "현재 정당의 공천이 여론조사에 과도한 의존을 하고 있다"며 "계파 공천은 팬덤정치 현상으로 인해 더 부정적 결과를 야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9일 서울대 우석경제관에서 열린 '2024 한국정당학회 춘계학술회의' 라운드 테이블 세션에서 발표 중인 유성진 이화여대 교수. 사진=박지영 기자
29일 서울대 우석경제관에서 열린 '2024 한국정당학회 춘계학술회의' 라운드 테이블 세션에서 발표 중인 유성진 이화여대 교수. 사진=박지영 기자

마지막 세션은 오후 4시 30분부터 유성진 이화여대 교수의 "제22대 총선 쟁점과 전망"을 주제로 한 발표로 시작됐다. 

이 세션에는 강원택 서울대 교수(한국정당학회 회장)의 사회 하에 박경미 전북대 교수, 서정건 경희대 교수, 정재관 고려대 교수, 조원빈 성균관대 교수가 참여한 '라운드 테이블'이 펼쳐졌다.

유성진 이화여대 교수는 "이번 선거는 한 마디로 simple, but messy(단순하지만 지저분한)하다"며 "잡음이 많은 선거"라고 언급했다.

유 교수는 또 "이번 선거야말로 '묻지마 선거'로, 과거와 달리 지지 연합의 붕괴와 함께 양극화에 기대는 정치"라고 지적했다.

박경미 전북대 교수는 "이번 특정 당의 강북을 공천이 전국 당원 투표 70%, 지역구 당원 투표 30%를 합산해서 이뤄졌다"며 지역구 총선후보를 뽑는데 전국 당원의 표심이 크게 반영된 것을 문제로 지적했다.

서정건 경희대 교수는 "공천 과정에서 현역의원 패널티가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라며 "25-30%의 현역 패널티에 대해 아무도 이를 깊게 다루지 않으며 당연하게 여긴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또 "우리나라는 정치 정보 습득 환경도 좋고, 국민들의 교육수준도 높아 포퓰리즘이 설 자리가 없는 국가인데도 정치인들의 포퓰리즘적 정책과 수사가 중요한 정치적 화두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재관 고려대 교수는 양대 정당의 반복된 위성정당 창당을 지적하며, "양대 정당에 의한 선거제도 개혁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다시 한번 확신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의 선거제 개혁은 양당의 정치엘리트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 사실상 현실성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학술회의를 주재한 박원호 서울대 교수는 "선거는 우리 정치 공동체의 미래를 좌우하는 일"이라며 "한국정치과정에서 '위기'라는 말은 새롭지 않지만 '위기'의 내용은 매우 새롭기에 그것을 잘 기록하고 분석하는 것, 나아가 한국민주주의에 미치는 영향들을 지적하고 대안을 발견하는 일은 정치학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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