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계 대가 60년 경력 최고령 배우 출연
배우 강필석, 이승주, 루나 등과 호흡

사진=신시컴퍼니
사진=신시컴퍼니

[월요신문=김지원 기자]인간의 삶과 죽음을 노래하는 연극 '햄릿'이 다시 무대에 오른다. 한국 연극계의 대선배 원로 배우와 젊은 배우가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제작사 신시컴퍼니는 오는 6월 9일부터 9월 1일까지 서울 홍익대학교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리는 연극 '햄릿'의 캐스팅을 확정했다고 16일 밝혔다.

'햄릿'은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하나로, 삶과 죽음 사이에서 고뇌하는 덴마크 왕자 햄릿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이해랑 선생이 1951년 국내 초연을 연출한 뒤 지금까지 무대에 오르고 있다.

신시컴퍼니는 2016년 이해랑 선생 탄생 100주년을 맞아 유인촌, 윤석화 등이 주연한 '햄릿'을 공연한 바 있다. 당시 연기 인생 도합 422년 내공의 이해랑 연극상을 수상한 9명 배우가 모여 28회 공연을 전회 매진시켰다.

2022년에는 초연의 원로 배우와 젊고 유망한 배우 총 16명이 함께하며 세대를 아우르는 무대를 연출했다.

이번 시즌에도 지난 공연과 마찬가지로 연극계 대선배들이 대거 출연할 계획이다. 또한 공연 수익 일부를 故 차범석 탄생 100주년을 맞이해 차범석연극재단과 한국연극인복지재단에 기부할 계획이다.

60년 경력의 최고령 배우 전무송과 이호재는 유령 역으로, 박정자와 손숙은 각각 배우1, 배우2로 출연한다.

정동환과 길용우는 햄릿의 숙부 클로디어스를 연기하며 김성녀와 길해연은 햄릿의 어머니 거트루드 역에 캐스팅됐다.

2016년부터 2024년까지 세 번의 시즌에 참여했던 정동환은 "햄릿은 영원한 작품이다. 언제든 참여할 기회가 있다면 참여하는 것이 기쁨이다"며 "이 프로덕션은 여러 나이대의 배우들이 골고루 참여하기 때문에 신선하고 새로운 느낌을 갖게 할 것 같아 기대가 된다"고 전했다.

대선배들 사이에서 극을 끌어나가는 주인공 햄릿 역에는 강필석과 이승주가 이름을 올렸다.

2022년에 이어 두 번째로 '햄릿'을 연기하는 강필석은 "이 작품은 배우로서의 생각과 가치관을 바꾸게 한 정말 특별한 공연이다"며 "무의식중에 스스로 정해놨던 연기의 한계를 알게 됐고, 그 한계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공연에 코로나로 10회 넘게 취소돼 너무 아쉬웠고, 이번 시즌 지난 공연에 함께했던 모든 선생님들이 다 함께하지 못해서 마음이 아프지만 그래도 더 늦지 않게 다시 선생님들과 공연할 수 있게 되어 너무 기쁘다"고 덧붙였다.

올해 새롭게 '햄릿'으로 합류한 배우 이승주는 "로렌스 올리비에 감독·주연의 영화 <햄릿>을 보며 배우의 꿈을 키웠다"며 "햄릿이라는 작품은 모든 배우들이 선망하는 작품이지만 그보다 더 영광인 점은 우리나라 연극계를 대표하는 선생님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무대 위에서 인간 이승주가 아닌 햄릿으로서의 답을 찾아보려고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오필리어 공주 역에는 그룹 에프엑스 출신 루나가 출연한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케이팝' 등에 출연한 루나는 이 작품으로 연극 무대에 데뷔한다.

루나는 "대학생 때 연극 공부를 하던 당시 셰익스피어의 햄릿은 필수로 배우는 작품이었다"며 "최근에 브로드웨이에서 원캐스트로 뮤지컬 공연을 했던 경험이 저에게 좋은 밑거름이 된 것 같다. 뮤지컬에서는 밝은 캐릭터로 무대에 많이 섰었는데 이번에는 그동안 보여드렸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양승리와 이충주는 오필리어의 오빠 레어티즈 역을, 김명기는 로젠크란츠 역을 맡았다.

극작가 배삼식이 극본을 맡으며 손진책이 연출로 참여한다. 이태섭이 무대 디자인을, 김환이 의상 디자인을 담당한다.

손진책 연출은 "연극이 인간학이라면 <햄릿>은 죽음학'"이라며 "약 400년 전에 쓰인 <햄릿>이 지금까지 공연될 수 있는 이유는 인류가 영원히 고민해야 할 문제가 그 안에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햄릿은 통시성은 그대로 가져오되 더 감각적이고 격조 있는 현대의 햄릿을 선보이려 한다"며 "경륜 있는 배우들이 주축을 이루는 만큼 그들의 존재감과 연기력으로 관객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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