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혼령' 덕분에 드라마 작가로 9년만에 데뷔"
"조선판 데스노트 '윤회비록' 드라마로 만들고파"

사진=김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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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작가를 꿈꾸던 지망생은 웹소설 작가로 먼저 데뷔를 했다. 신인보다 웹소설·웹툰 원작 드라마가 더 빨리 제작되는 것을 보고 언젠가 원작자로서 드라마를 쓰겠다고 다짐했다.

'금혼령 : 조선 혼인 금지령'이 웹소설로 인기를 얻고 웹툰이 되고 드라마까지 됐을 때 드디어 꿈을 이뤘다. 드라마 작가로 데뷔하기까지 자그마치 9년의 시간이 걸렸지만 그녀는 차기작을 만들기 위해 또 다시 웹소설을 써내려간다.

◆ 웹소설 금혼령 : 조선혼인금지령(이하 금혼령)의 원작자이자 드라마 작가로서 정말 바쁘게 살아왔다. 2022년 드라마 종영 이후에는 어떻게 지냈는가?

드라마가 종영하자마자 '윤회비록'이라는 작품을 준비했다. 완성하기까지 꼬박 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현재 '윤회비록'은 지필을 끝낸 상태로 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가 진행 중이다. 조만간 종이책으로도 출간될 예정이다.

◆ 웹소설 작가를 시작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원래 홍보회사에서 일을 했고 웨딩업체에서도 일을 해봤다. 드라마 제작사에서 기획 PD로 일하기도 했다. 이전부터 드라마 작가를 하고 싶었는데 PD임에도 어떻게 하면 드라마 작가로 데뷔할 수 있는지 방법을 모르겠더라. 제작사가 신인 작가를 찾는 데는 별로 공을 안 들이는데 원작을 찾는 데는 엄청 공을 들이는 것을 보고 웹소설을 시작하게 됐다.

이후 금혼령이 인기를 얻으면서 드라마 작가의 꿈을 이뤘다. 데뷔까지 9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사실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릴 줄은 꿈에도 몰랐다.(웃음) 

◆ 동경하거나 롤모델로 삼았던 작가가 있는가?

'법대로 사랑하라'의 원작자 노승아 작가이다. 로맨스의 사랑스러운 감정, 설렘을 정말 잘 담아낸다. 작품의 몰입감이 대단하다. 로맨스가 다 비슷해 보이지만 설레는 그 감정선을 만들어내기가 쉽지 않다. 특유의 몽글몽글한 감정선을 참 잘 표현해내는 작가이다.

사진=김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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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인만의 글쓰기 비법이 있는가?

독자들을 매혹 시킬만한 장면을 이야기 전반에 잘 배치해 넣어줘야 한다. 서로 쫓고 쫓기는 추격전, 남녀 간의 에로틱한 장면 등 자극적이거나 긴박한 장면들을 독자들이 재미가 없다고 느낄 때쯤 중간에 넣는 것이다.

웹소설은 매번 엔딩이 있기 때문에 다음 편을 보게 하는 즉, 소비자들에게 결제를 이끌어 내는 힘이 중요하다. 사실 매번 재밌게 끝내기 정말 힘들다. 나 같은 경우는 웹소설이 100회라고 가정하면 70~80회 정도는 연재를 시작하기 전 미리 정해 놓는다.

◆ 독자의 피드백은 얼마만큼 수용하는가?

독자에게 너무 휘둘리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대표작인 금혼령은 서브남주인 '이신원'의 인기가 정말 높았다. '이신원'과 여자주인공이 잘 되길 바란 독자들도 일부 있었으나 남자주인공은 '이헌'이었기 때문에 최대한 '이헌'과 '이신원'의 분량을 맞추려고 노력했다.

다만, 댓글은 항상 체크한다. 어느 날 남동생이 먼저 전화를 와서 "누나, 이번 편 댓글은 보지마"라고 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독자가 어느 부분이 답답한지 어느 부분이 재밌는지 체크를 해야 다음 이야기를 전개할 때 편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자주 보는 편이다.

사진=김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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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인이 여자주인공 '예소랑'이었다면 남주 '이헌'과 서브남주 '이신원' 중 누구를 택했을 것 같은가?

'이헌'을 택할 것 같다. 왕이니까...(웃음) 한 나라의 왕이 나를 좋아한다는데 이를 마다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여담이지만 '이신원'을 맡은 배우 김우석한테 좀 미안했었다. 서브남주의 숙명은 남주만 한없이 바라보는 여주를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 계속 사랑을 표현하고 갈망하지만 자신에게 돌아오는 사랑은 없다. 어떻게 보면 배우 입장에서 이러한 역할이 힘들 수 있다. 나야 이게 꿀잼이지 이러면서 작품을 쓰지만 배우는 역할에 과몰입하다보면 지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 금혼령 드라마 대본을 쓸 때 힘들었던 점은 없었나?

웹소설과 달리 드라마는 장소와 시간의 제약이 있다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촬영 당시 겨울이라 너무 춥거나 하면 실내에 있는 장면으로 바꿨다. 촬영장에서 일어나는 돌발상황으로 대사를 수정해야 할 때도 있었는데 급하게 카카오톡으로 대사를 보내기도 했다.

◆ 원작과 싱크로율이 가장 높았던 배우는 누구라고 생각하는가?

일단 '이헌'역의 김영대 배우가 너무 잘생겨서 놀랐다. 방송을 보고 난 뒤부터는 '이헌'의 이미지가 아예 김영대 배우로 바뀌었다. 다음으로는 병조판서 '조성균' 역의 양동근 배우다. 웹툰 속 '조성균'과 얼굴이 많이 닮았다. 마지막으로는 조선의 남색 '괭이'역에 최덕문 배우가 연기를 잘해서인지 '괭이'의 이미지와 기가 막히게 딱 맞아떨어지는 느낌이었다.

사진=김지원 기자

◆ 금혼령은 웹소설로 시작해 웹툰, 게임, 드라마 등 다양한 콘텐츠로 발전했다. 원작자로서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웹소설 금혼령은 독자의 연령층이 높은 편이었다. 그러나 웹툰으로 연재되면서 어린 독자들이 많이 생겼다. 게임으로 나왔을 때는 아마 연령층이 더 낮아졌을 것이다.

웹소설 금혼령을 몰랐던 소비자들이 웹툰으로 드라마로 게임으로 접하면서 원작에도 관심을 가지기 때문에 내 작품이 널리 알려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 자신의 작품 중 딱 하나만 드라마 차기작으로 만든다면?

이번에 연재하고 있는 '윤회비록'을 드라마로 만들고 싶다. 자그마치 10년 동안 머릿속에 품고 있던 스토리였다. '윤회비록'은 조선판 데스노트라는 '사율계'를 두고 쫓고 쫓기는 액션 활극이다.

작가에게 글은 창작의 고통을 주지만 이번 작품은 달랐다. 때리고 부수는 장면들을 쓰면서 오히려 쾌감을 느끼며 즐거웠다. 액션은 사실 글보다 화면으로 봐야 더 재밌다고 생각한다. 영상물로 만들고 싶어 향후 드라마로 만들 것을 염두에 두고 썼다.

◆ 드라마 지망생들에게 한마디 조언한다면?

공모전에서 떨어졌다고 작품을 컴퓨터 속에만 숨겨놓지 말고 웹툰 또는 웹소설으로라도 만들어서 이 세상에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고 알릴 기회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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