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창민, "가수 규현, 조광화 연출과 함께하면 많이 배울 것"
목각 퍼펫 이용해 시간의 흐름 표현...'워 호스'에서 영감 얻어

사진=김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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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신문=김지원 기자]동방신기 최강창민의 뮤지컬 데뷔작 '벤자민 버튼'이 5월 11일 서울 세종 M씨어터에서 개막했다.

뮤지컬 '벤자민 버튼'은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계는 거꾸로 간다'의 원작으로도 유명한 F.스콧 피츠제럴드의 단편 소설을 원안으로 2024년 새롭게 선보이는 창작 뮤지컬이다.

노인으로 태어나 점점 어려지는 남자 벤자민 버튼의 삶을 그린 작품으로 삶의 기쁨과 사랑, 상실의 슬픔, 시간과 세월을 초월해 존재하는 인간의 인생을 탐구한다.

동방신기 최강창민의 데뷔작...실력파 배우들의 열연

탄탄한 실력파 배우들의 합류로 작품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노인의 모습으로 태어나 점점 젊어지는 남자 '벤자민 버튼'은 김재범, 심창민, 김성식이 연기한다.

사진=김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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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작품은 동방신기의 심창민(최강창민)의 첫 뮤지컬 데뷔작으로 주목받았다. 심창민 배우는 가수로 데뷔 한지 21년만에 뮤지컬로 데뷔했다.

이에 심 배우는 "늦바람이 들었다"며 "소설·영화로도 제작이 됐었던 콘텐츠라는 것이 매력적이었다"라고 작품에 참여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가수 규현이 조광화 연출과 작품을 하다 보면 많이 배우고 경험이 될 것이라고 조언해줬다"며 "그동안 해왔던 춤과 노래와는 너무나 다른 분야여서 고되고 힘들었지만 개인적으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벤자민 버튼의 운명적 사랑이자 불안을 안고 살아가는 재즈클럽 여가수 '블루 루 모니에' 역에는 김소향, 박은미, 이아름솔이 열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블루를 이용해 돈을 벌며 집착하는 블루의 매니저 제리 역은 이민재, 박광선이 캐스팅됐으며 열차의 역무원을 비롯 다양한 보조 역할을 하는 스캇 역은 송창근, 강은일이 출연한다.

사진=김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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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소한 퍼펫의 등장...유년부터 노년까지 퍼펫으로 표현

이 뮤지컬에서 눈여겨볼 점은 퍼펫(인형)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시간 흐름에 따라 유년에서 청년, 중년을 거쳐 노년으로 변화하는 벤자민을 목각 퍼펫으로 표현했다.

극작과 연출을 맡은 조광화 연출가는 퍼펫을 쓴 이유에 대해 "벤자민 버튼은 무척 매혹적인 얘기지만 유년시절부터 노년까지 전 연령대를 보여줘야 해 무대에서 시연하기엔 까다로운 작품이었다"며 "영국국립극장의 연극 '워 호스'를 보고 퍼펫으로 벤자민의 나이대를 정리해주면 공연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조 연출가는 "나무 목각은 움직이기 힘들지만 조각가가 공들인 정겨움, 나무가 주는 친근감 등이 묻어나 있어 따뜻한 느낌을 표현하는 데 적합하다"며 "추구하는 느낌이 나올 때까지 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디자인 수정을 해왔다"고 덧붙였다.

사진=김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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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연출가는 창극 '산전수전 토별가', 연극 '파우스트 엔딩'에서도 퍼펫을 활용했다. 당시 함께했던 오브제 아티스트 문수호 작가와 이번 뮤지컬에서도 호흡을 맞췄다.

다만, 서로 생각하는 것이 달라 디자인 측면에서 연출가와 디자이너 간에 약간의 마찰도 있었다.

퍼펫 디자인을 담당한 문수호 작가는 "디자인을 조율하는 데 있어서 서로 생각하는 것이 다르다 보니 연출과 마찰이 좀 있었다"며 "조광화 연출이 제안한 것은 동화 같고 아기자기한 느낌인데 나는 그로테스크한 작품을 주로 해 왔다 보니 그 중간을 맞추는 부분들이 힘들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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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도 뮤지컬 분야에서 생소한 퍼펫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벤자민'역의 김성식 배우는 "늙은 퍼펫의 연령대에 맞춰서 연기해야 하는 건지 아니면 젊은 청년인 본래 내 모습대로 연기해야 하는 건지에 대해 혼란스러웠다"며 "아직도 퍼펫과 완벽하게 합이 맞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앞으로 계속 퍼펫과 호흡을 맞춰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이에 조광화 연출은 배우들에게 퍼펫의 나이대를 신경쓰지 말고 정서에 초점을 맞추라고 조언했다.

조 연출은 "배우가 늙은 노인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게 되면 무리수를 둘 수 있는데 여기서 퍼펫을 사용하면 배우가 좀 더 자유로워질 것으로 생각했다"며 "배우들이 나이를 표현하는 것에 집착하기보다 정서에만 몰입할 수 있게 방향을 잡아왔다"고 말했다.

연출의 조언 이후 배우들은 어려움을 극복했다고 입을 모았다. 여자 주인공 '블루'역의 이아름솔 배우는 "어린아이나 노인의 목소리를 내지 말라고 연습 과정에서 연출가가 줄곧 말했다"며 "본체의 목소리로 접근했기 때문에 어려운 부분은 없었다"고 밝혔다.

사진=김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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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 버튼'의 창작진들은 관객들과 함께 늙어가는 것에 대해 공감하고 생각을 나누는 것을 목적으로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블루'역의 김소향 배우는 "관객들과 늙어가는 것에 대해 많은 것을 공감하고 나누고 싶었다"며 "주름이 늘어난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리고 같이 늙어갈 사람이 옆에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생각해봤으면 한다. 이 작품은 산다는 것에 대해 아름답게 정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뮤지컬 '벤자민 버튼'은 오는 5월 11일 개막해 오는 6월 30일까지 서울 세종 M씨어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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