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소득 감소로 실질 소득 7년 만에 최대폭 감소
고물가 속 저소득층 시름...1분위 가구 60% 이상 적자
보사연 연구 "저소득층 식비·주거비·의료비 지출 비중 커...부담 가중"

소득 5분위별 소득 및 소비지출. 사진=뉴시스​
소득 5분위별 소득 및 소비지출. 사진=뉴시스​

[월요신문=박지영 기자]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가구당 월평균 소득 증가율이 지출 증가율에 미치지 못하는 가운데, 특히 저소득층의 적자가구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는 저소득층의 기초욕구 충족을 위한 지출 부담이 크다며 이들에 대한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24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월평균 가계 지출은 398만 4천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했으며, 소비지출은 3.0%, 비소비지출은 1.2% 각각 증가했다.

특히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 중 식료품·비주류음료(7.2%), 음식·숙박(5.8%), 오락·문화(9.7%) 부문에서 지출이 크게 늘었다. 반면, 교통(-1.0%), 기타상품·서비스(-0.6%), 통신(-0.7%) 등의 지출은 감소했다.

지출 증가에 비해 소득 증가는 미미했다.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12만 2천 원으로 전년 대비 1.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근로소득이 329만 1천 원으로 1.1% 감소했기 때문이다.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실질 근로소득은 3.9% 줄어 2006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전체 실질 소득은 7년 만에 최대 폭인 1.6% 감소했다.

전국가구 소득 5분위별 적자가구 비율 추이 그래프. 사진=박지영 기자
전국가구 소득 5분위별 적자가구 비율 추이 그래프. 사진=박지영 기자

고물가 속 저소득층 시름...1분위 가구 60% 이상 적자

최근 고물가로 인해 적자 가구 비중이 다시 늘었다. 적자가구 비율은 소득에서 조세, 연금 등 비소비지출을 제외한 처분가능소득보다 소비지출이 많은 가구의 비율을 의미한다. 

전체 가구의 적자가구 비율은 26.8%로 전년 동기 대비 0.1%포인트 상승했다. 소득 분위별로는 1분위 60.3%, 2분위 28.9%, 3분위 17.1%, 4분위 18.2%, 5분위 9.4%로 나타났다.

특히 소득 1분위(소득 하위 20%)의 적자가구 비율은 60.3%로, 전년 동기 대비 2.0%포인트 감소했으나, 지난해 4분기 대비 4.5%포인트 증가했다.

1분위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은 95만 5천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2% 증가했으나, 소비지출은 131만 2천 원으로 8.3% 늘었다. 이에 따라 1분위 가구의 적자액은 35만 7천 원으로 계산된다.

저소득층 가구의 소득 대비 지출 증가 현상은 2분위(소득 하위 40%)에서도 나타났다. 2분위 적자가구 비율은 28.9%로, 지난해 1분기(28.0%)보다 0.9%포인트 증가했으며, 2020년 1분기 30.0%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저소득층은 특히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 비율이 높은데, 소비자물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어 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3.99(2020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2.9% 올랐고, 생활물가지수는 3.5% 상승했다.

이현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연구보고서('저소득층의 소비 특성과 그 함의')에서 "저소득층의 식비·주거비·보건의료비 지출 비율이 다른 계층에 비해 더 높아 저소득층은 기초욕구의 충족을 위한 지출 부담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저소득층의 소득이 낮으므로 소비 성향뿐 아니라 소비 수준 자체를 분석해야 한다"며 "기초욕구 영역에서 저소 득층에 대한 지원이 좀 더 확대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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