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외교부 "대만 독립 분리세력 징벌"
라이칭더 "독재에 자유로 대응해야"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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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신문=이종주 기자]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취임한 지 사흘 만에 중국군이 대만을 포위하는 군사훈련에 돌입했다. 라이칭더 총통은 대만 내에서도 극성 독립론자로 꼽히는 인물인 만큼 양안관계가 초긴장 상태로 돌입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국방부는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지난달 23일 오전 7시45분부터 이틀간 대만해협과 대만 북·동·남부 및 진먼다오, 마쭈섬 등에서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연합리젠(利劍·날카로운 검)-2024A'라는 이름이 붙은 이번 훈련에는 육해공군과 로켓군 병력이 동원돼 공습과 상륙전을 염두에 둔 통합 순찰·작전능력과 주요 표적에 대한 공격능력을 점검한다. 섬 주변으로 접근하는 선박과 비행기에 대한 순찰도 훈련에 포함된다.

리시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대변인은 "'독립'을 추구하는 '대만 독립' 분리 세력에 대한 강력한 징계이자 외부 세력의 간섭과 도발에 대한 엄중한 경고"라고 밝혔다.

중국군은 이번 훈련에 투입할 것으로 추정되는 장비가 그려진 포스터도 공개했다. 중국이 개발한 대륙간 탄도미사일 둥펑(東風)과 대만을 겨냥해 만든 071형 상륙함 등이 포함됐다. 현지 군사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번 훈련의 목적은 크게 총 3가지다.

中 국방대 교수 "경제 붕괴해 죽음의 섬 될 것"

먼저 대만 북부의 타이베이를 겨냥해 집권당이 민주진보당(민진당)에 정치적 위협을 가하고, 남부 제1항구인 가오슝항 봉쇄로 무역에 타격을 준다. 마지막으로 대만 본섬 동부를 막아 해외로부터 에너지 수입을 차단하고, 유사시 퇴로를 끊는 목적이다.

장츠(張弛) 중국 인민해방군 국방대 교수는 관영 CCTV 인터뷰에서 "대만이 바다로 둘러싸인 외딴 섬으로 일단 포위되면 경제가 붕괴돼 죽음의 섬이 될 것"이라고 노골적인 위협 발언을 쏟아냈다.

대만 군 당국은 중국의 대규모 군사훈련을 비판하며 병력을 투입해 대응에 나섰다. 대만 국방부는 중국군의 군사훈련에 대해 "비이성적인 도발 행위"라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고 라이 총통은 이날 대만 북부 타오위안 소재 해병대 제66여단을 찾았다.

취임 후 군 통수권자로서 일선 부대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중국군의 위협에 굴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발신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우리는 그들을 공개적으로 비난해야 한다"며 "(상황이) 우려된다"고 전했다.

중국이 대만 주변을 포위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에 나선 것은 라이칭더 당시 부총통이 미국을 방문했던 지난해 8월 이후 약 9개월 만이다. 이번 훈련은 과거에 비해 규모가 커졌고 실제 무력 사용에 더 가까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시보는 2022년과 지난해의 대만 포위 훈련에 비해 훈련 면적이 더 크고 대만에 더 가까워졌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대만 포위 훈련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22년 8월 팰로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을 전격 방문했을 당시 중국은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어겼다며 전례 없는 대만 포위 훈련을 펼쳤다. 당시 훈련에서 중국은 둥펑 미사일 11발을 대만을 향해 쏴 일부가 대만 상공을 통과한 뒤 일본 인근 해역에 떨어졌다.

또 대만과 가까운 중국 동부 푸젠성 핑탄에서 벌인 실탄 사격 훈련을 벌여 전쟁을 방불케 하는 굉음과 화염이 직접 목격되기도 했다. 이번 훈련은 2022년과 비교했을 때 본섬이 아닌 다른 섬까지 포함했고, 중국 본토 쪽에 있는 진먼다오와 마쭈다오과 대만 본섬 사이를 완전히 가로막는 형태로 훈련 범위가 더 넓어졌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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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中, 대만 침공 시 '드론 지옥' 맞닥뜨릴 것"

중국의 대만 침공 시 미군의 1차 전략은 드론 등 수천 기의 무인 전력을 동원해 중국의 전력을 최대한 약화시키는 것이라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 외교안보 전문 칼럼니스트 조시 로긴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대화)에 참석한 새뮤얼 파파로 미군 인도·태평양사령관 인터뷰를 바탕으로 미군의 대만 해협 유사시 군사 전략의 일부를 공개했다.

WP는 "대만 해협에서의 미국의 '플랜A'는 사전 경고 없이 압도적 무력으로 대만을 단기간 내 점령하려는 중국의 대만 침공 계획을 억제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중국 함대가 대만 해협을 건너기 시작하자마자 수천 척의 미군 잠수정, 무인 수상함, 드론 등의 '무인 전력'으로 1차 방어선을 구축한다는 '무인 지옥도(hellscape)' 전략이다.

파파로 사령관은 "나는 기밀로 분류된 무기들로 대만 해협을 '무인 지옥'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전략으로 우리는 중국군을 한 달간 완전히 비참하게 만들 수 있다"면서 "이후 본격적인 대응에 나설 때까지 시간을 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WP는 "대량의 드론이 제때 준비되지 않으면 미국 해·공군 자산의 심각한 손상과 한국, 일본, 필리핀 등 미국 동맹국들의 개입·확전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게 미국 싱크탱크들이 실시한 대만 해협 관련 '워게임'의 결과였다"고 WP는 덧붙였다.

한편 중국의 한 네티즌이 본인의 민간 무인기(드론)를 이용해 대만 최전방 도서인 진먼다오에 '삐라(전단)'를 살포하는 동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틱톡의 중국 버전 더우인 계정 아이디(ID)가 '중리과학기술'인 중국 네티즌은 대만 단오절 연휴(8~10일) 첫날인 전날 오후 더우인에 이같은 라이브 영상을 공개했다.

이와 관련, 중국시보는 중국 네티즌이 본인의 드론을 원격 조종해 대만 관할 진먼다오 동북부의 '천하 제1초소'로 알려진 마산관측소 인근 상공에서 전단을 투하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드론이 진먼 대학과 진먼현 경찰국이 있는 진먼다오 본섬의 서쪽 지역으로 계속 이동해 전단을 뿌렸다고 덧붙였다. 마산관측소는 진먼다오 본섬에 위치해 중국 푸젠성 샤먼시의 자오위 지역과 약 2km 떨어져, 중국과 가장 가까운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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