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낵 무비 '밤낚시'를 시작으로 극장 찾는 또 다른 재미 요소 생기길 바라"
"광고 성격의 콘텐츠 아닌 기업 비전과 아티스트의 창작 욕구 잘 어우러져"

배우 손석구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배우 손석구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배우 손석구가 공동 제작자와 단독 주연 배우로 참여한 영화 '밤낚시'는 현대차 '아이오닉 5'에 장착된 '빌트인캠', '서라운드 뷰 모니터(SVM)', '디지털 사이드 미러(DSM)' 등의 카메라 시선으로 연출됐다.

배우 손석구는 액션 영화 '범죄도시2'를 촬영할 때보다 격렬한 액션을 소화해 내고 영화의 편집, 사운드 믹싱, 홍보, 배급 그 모든 과정에 참여하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숏폼처럼 빠르고 재밌게 영화를 즐길 수 있는 '스낵 무비'(Snack Movie)라는 새로운 장르로 공개된 영화 '밤낚시'의 제작자이자 주연 배우인 그를 만나 신박한 장르의 시작을 들어봤다.

◆이번 영화 '밤낚시' 공동 제작과 단독 주연을 맡게 됐다. 참여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한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제작을 담당한다는 것은 혼자서는 아직 감당이 안 되고 먼 훗날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저는 이번에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처음에 영화를 기획했던 현대자동차에서 '자동차의 시선으로 만드는 영화'로 제안을 주셨는데, 너무 신선해서 좋았다. 또 단순히 배우로서 참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모든 과정을 체험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무한한 지원과 자유를 주셨다. 그래서 가능했고, 이런 기회가 생겼다는 것이 감사하다. 또 숏폼 형태의 영화다 보니까 제작에 참여하는 게 가능했던 것 같기도 하다.

또 문병곤 감독님이 제 오랜 친구이자 전 감독님의 오랜 팬이기도 하다. 실제로 예전에 제가 단편 영화를 제작할 때 멘토링도 많이 해주셨고, 그래서인지 이번 '밤낚시'는 제게 너무 의미 있는 작품이다.

영화 '밤낚시' 스틸 컷 (사진=스태넘)
영화 '밤낚시' 스틸 컷 (사진=스태넘)

◆현대자동차로부터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심경이 어땠는가?

처음에 제안을 받았을 땐 '뭐지?'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자동차의 시선이 담긴 콘텐츠를 만들어 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을 주신 분에게 감사하다. 앞서 말했듯 너무도 참신한 기획안이다. 처음에 만나 뵙기 전에는 대기업인 현대자동차의 전무님을 만난다고 하니까 괜히 어려웠는데, 막상 만났을 땐 달랐다. 영화를 굉장히 사랑하시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데 막힘이 없으시다. 밥도 많이 사주신다.. (웃음)

◆단독 주연 배우로 출연했는데, 힘들진 않았는지?

아무래도 요원 혼자 나오는 1인 극이다. 사실 말이 10분이지 상황에 따라서는 1분도 배우 홀로 끌고 가는 것이 힘들고 부담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전 밤낚시 설정에서 부담이 될 만한 설정들이 다 어렵게 다가오지 않았다. 문병곤 감독이 제 오랜 친구이기도 해서 모든 이야기가 납득이 됐다. 한번 감독님한테 "어쩌다가 이런 생각을 했는지?" 물어본 적이 있다. 그랬더니 "늘 밤에 혼자 재밌는 생각이 떠오르기를 기다리면서 영감을 얻는 일이 외롭고 힘들기도 하지만, 마치 이 '밤낚시'처럼 매우 흥미롭고 재밌는 일"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그 말에 공감한 저는 기꺼이 참여하게 됐다.

영화 '밤낚시' 스틸 컷 (사진=스태넘)
영화 '밤낚시' 스틸 컷 (사진=스태넘)

◆'밤낚시'에서의 액션이 상당히 역동적이다. 어땠는지?

제가 있고, 낚싯대가 있고, 낚싯대에 걸린 무언가가 있다. 이 삼박자가 다 맞아야 되는 건데, 저희는 컷 분할도 안 된다. 한 번 찍기 시작하면 카메라의 편집 없이 촬영을 이어가야 하다 보니까 육체적으로 고된 것이 있었다. 또 실제로 촬영에 사용된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아이오닉 5 한 대가 다 부서졌다. 예전에 제가 영화 '범죄도시2'를 찍으며 액션에 도전을 했었는데, 농담 삼아 감독님께 "3일이라는 '밤낚시' 촬영 기간 동안 범죄도시 촬영하며 동석이 형한테 맞을 때보다 더 고된 촬영이었다"라고 말했었다. (웃음) 그랬더니 감독님이 "다음에 촬영할 때는 네 몸에 멍 안 들게 해줄게"라고 하며 위로해 줬다.

◆공동 제작 과정에서 손 배우가 어떤 역할에 주력했는지 자세히 알고 싶다

저는 미래에 제작을 꿈꾸는 제작자 꿈나무로서 많이 자문을 구하러 다녔었다. 그때 느낀 바는 제작자분들마다 성향이 매우 다르다는 것이었다. 기획 쪽도 있고, 팀을 꾸려가는 실무적인 부분을 담당하는 분도 계시고, 창작적 요소를 많이 관여하시는 분들도 계셨다.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인데, 저는 이번 영화 '밤낚시'에서는 크리에이터로서의 역할을 했다고 보시면 된다.

그 외에는 제 경험이 미천하기 때문에 기획이나 실무보다는 배우로서의 연장선으로 이야기를 만드는 과정 같은 창의적인 면에 주력을 뒀다. 사실 어디서 어떻게까지가 명확히 구분할 수 있는 선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해보고 싶은 것, 할 수 있는 것을 다 하고 싶었다. 그래서 편집, 사운드 믹싱, 홍보, 배급 모든 일에 다 참여해서 제 아이디어를 냈다. 물론 우리 문 감독님이 제 친구이기 때문에 가능한 부분도 있었지만, 그래서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제 이야기가 반영됐던 것 같다.

영화 '밤낚시' 스틸 컷 (사진=스태넘)
영화 '밤낚시' 스틸 컷 (사진=스태넘)

◆영화에서 정체 모를 '무언가'를 낚는다. 영화 '밤낚시'를 통해 관객이 무엇을 낚기를 바라는지?

2가지로 말씀드릴 수 있다. 먼저 첫 번째로는 이 영화를 만든 문 감독과 저의 앞으로의 또 다른 협업에 대한 기대감, 미래의 차기작에 대한 기대감을 낚아 가셨으면 좋겠다. 두 번째로는 이번 '밤낚시'가 숏폼처럼 빠르고 재밌게 영화를 즐길 수 있는 '스낵 무비'(Snack Movie)라는 새로운 장르로 공개되다 보니까, 이번 밤낚시를 시작으로 꼭 스낵 무비 형태가 아니더라도 많은 아티스트 분들이 영감을 얻으셔서 또 다른 형태의 극장 재미 요소가 생기면 좋겠다. 많은 분들이 영감을 낚아가시길 바란다.

◆촬영과 제작 그 모든 과정에 참여했다. 가장 즐거웠던 과정은 언제였는지?

가장 즐거웠던 과정은 사운드 믹싱 단계였다. 여담이긴 하지만.. (웃음) 사운드 믹싱 팀 중 한 팀은 영국팀이었다. 저는 낮에 촬영이 있다 보니까 그러다 보니 죄송스럽지만 새벽 시간에 미팅을 진행했다. 보통 이 정도 길이의 영화에 들이는 믹싱 시간보다 거의 장편 영화에 맘먹는 시간을 쏟았다. 한 달 넘게 사운드 믹싱에만 매진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영화 '밤낚시' 스틸 컷 (사진=스태넘)
영화 '밤낚시' 스틸 컷 (사진=스태넘)

◆극장에서 보는 러닝타임 10분 내외의 영화, 너무 참신하다

원래는 사람들이 다 같이 모여서 보는 극장에서의 개봉을 목표로 만든 영화는 아니었다.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 볼 때 재밌는 것을 만들어 보자'가 목적이었다. 어디서, 누구한테, 어떻게 보여줄까가 목적은 아니었다. 그런데 리얼하게 나온 영상과 사운드를 가장 시네마틱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극장에서 상영한다면 생경함이 배가 될 것이라고 느꼈다. 그래서 상영을 강력하게 추천드렸다.

또 약간의 침체기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는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시도가 되지 않을까도 생각했다. '왜 단편 영화를 극장에서 보지?'라고 질문할 수도 있기 때문에 우리는 '스낵 무비'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우리 영화를 쉽게 직관적으로 설명했다. 기존에 봐왔던 숏폼 영화에 비해 훨씬 엔터테인먼트적 요소가 많이 들어갔다. 재밌게 즐겨주시면 좋겠어요. (웃음)

◆이 작품이 관객에게 어떻게 다가가면 좋겠는지?

개인적으로는 아티스트와 기업의 콜라보, 기업의 비전과 아티스트가 갖고 있는 창작욕구가 협업으로 실제 진행된다는 게 사실은 주변에서 봤을 때 말뿐인 공허한 콜라보뿐이었다.

그런데 저희는 어떻게 보면 한 제품을 광고하기 위한 광고 성격의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아닌, 진정으로 아티스트 존중해 주는 콘텐츠를 만들면서도 기업의 비전이 보이고 아티스트도 개인의 창작 욕구를 해소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서로의 이러한 니즈가 잘 맞아서 개인적으로 이 과정이 아름다웠다고 생각한다. 모든 과정이 너무 즐거웠고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많이 받은 경험이었다.

그래서 제 오랜 친구인 문 감독과 함께 여러분들께 극장에서 보여줄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었다는 것이 너무 뿌듯하다.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고, 다시 한번 관객 여러분들이 색다른 경험을 극장에서 하고 가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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