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주의를 외친 장자크 루소
자연주의를 외친 장자크 루소

현대인들은 도시 문명의 편리함을 마음껏 누리면서도 문명 생활에 염증을 느끼며 끊임없이 자연을 동경하는 열망을 갖는다. 그래서 현대인에게도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루소의 메시지가 항상 신선하게 들린다. 루소는 인간이 자연상태에서 선하고 자유로우며 행복하다고 보았다. 이러한 루소의 사상과 철학은 인류의 역사에 매우 큰 영향을 끼쳤다. 그의 사상이 자유와 평등, 그리고 국민 주권을 강조하는 민주주의 이론의 토대가 되어 새로운 시대를 여는 열쇠가 되었기 때문이다.

자연과학의 영향으로 예술과 철학에서 자연주의가 나타났다. 자연주의자는 실제의 사물과 현상이 자연 세계의 범위 안에 있다고 보고, 초자연적인 존재를 신뢰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특히 연극, 영화, 문학 분야에서 자연주의는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매일의 실제 일상을 작품에 담고자 하였다. 자연주의는 과학적 방법만이 진실을 규명하는 방식이라는 관점이다.

자연주의 작가들은 찰스 다윈의 진화론에 영향을 받았다. 그들은 한 인간의 성격을 유전과 사회적 환경이 결정한다고 본다. 자연주의는 사실적인 묘사뿐만 아니라 인간의 행동에 영향을 주는 환경이나 유전 같은 밑에 숨은 힘들을 '과학적으로' 결정하려고 시도한다. 에밀 졸라는 그의 소설을 쓰려고 여러 석탄 광산을 몇 달에 걸쳐 방문했고, 플로베르는 당대에 역사적인 세부 사항을 파악하기 위해 철저히 조사한 것으로 유명하다. 자연주의자들은 모든 인간 존재가 자기가 사는 시대의 환경과 유전의 힘에 따라서 결정된다고 믿었다. 자연주의는 예술에서 그 개념이 결정적으로 일반화되었으며, 콩트의 실증철학이 등장하면서 모든 면에서 이성의 현대적 형태인 과학 실증주의가 보편화되어 현대인의 세계관을 지배하고 있다.

그러나 "~이다"라는 관찰 사실에서 "~이어야 한다"라는 결론을 이끌어낼 수 없으며, 존재로부터 당위가 도출되지 않는다. 사실과 가치를 혼동하거나 존재에서 당위를 유도하는 것은 명백한 오류인 것이다. 우리가 전통이나 과학적 사례에 호소할 때 이러한 오류가 범해지는 경우가 많다. 윤리학에서는 윤리학이 아닌 전제에서 윤리학의 원리를 끌어내거나, 윤리학이 아닌 용어에서 윤리학의 개념을 정의하는 것을 자연주의의 오류라고 한다. 자연주의의 오류는 20세기 영국의 철학자 조지 무어가 처음 본격적으로 정립하고 중요하게 다루었다. "'민수는 아이스크림을 좋아한다. 그러므로 민수가 아이스크림을 먹게 해 줘야 한다." "인류는 많은 전쟁과 살육을 되풀이해 왔다. 그러므로 앞으로도 그렇게 해야 한다." 이와 같이 자연주의의 오류는 사실 판단과 가치 판단을 혼동하는 데서 생기는 오류다.

대부분의 국제관계 전문가들은 한반도에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남북통일이 이루어질 수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남북한의 당국자들은 실현 가능한 통일정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사실을 근거로 우리는 한반도의 남북통일을 위한 모든 노력은 아무 소용이 없는 일이라고 단정하기 쉽다. 그러나 그런 주장에는 존재와 당위, 사실 판단과 가치 판단의 혼동으로 인한 자연주의의 오류가 숨겨져 있는 것이다.

1940년대 일본제국은 막강한 군사력으로 중국과 동남아시아 전역을 차지했다. 이러한 엄연한 현실 앞에서 조선 대부분의 지도자들이 일제가 강요하는 신사참배와 창씨개명 요구를 받아들이고, 일본과 조선은 하나라는 내선일체 정책에 동조하였다. 그렇지만 그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은 반드시 독립을 해야 한다'고 믿고, 독립운동에 헌신한 분들이 있었기에, 우리가 1945년 조국 해방의 기쁨을 맞이하지 않았는가? 한반도의 남북통일 역시 우리 민족이 반드시 이루어야 할 역사적인 과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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