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탁 운동처방사 
신영탁 운동처방사 

사회와 경제 그리고 의학기술의 발달로 전 세계적으로 노인 인구 비율이 급증하고 있으며, 현재 우리나라는 출산율 저하라는 이유까지 뒤따르며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국들의 평균보다 2배 이상 빠르게 노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UN에서는 65세 이상 노인의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이면 해당 국가를 고령화사회(aging society), 14%를 넘으면 고령사회(aged society),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super-aged society)로 분류하는데, 대한민국은 2000년 고령화사회에서 단 17년 후인 2017년에 고령사회로 진입하였으며, 2024년 현재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은 19.2%로 내년인 2025년에는 초고령사회로 진입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에 현재 어떻게 하면 건강한 초고령사회를 맞이할 것인가에 많은 시선이 몰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며 큰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성이 있다.

우리 신체는 나이가 들면 남녀 모두 체중의 변화와는 무관하게 체지방량이 증가하고, 제지방(지방을 제외한 나머지)량 또는 근육량이 감소되는 체성분의 변화가 일어난다. 동일한 체중(BMI) 65-74세의 노인그룹과 20-32세 젊은그룹을 비교해보면, 노인그룹에서는 골격근량이 감소한 것 뿐만 아니라 근육의 질에서도 많은 차이를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골격근(skeletal muscle)은 우리 신체를 구성하는 가장 큰 기관으로 인체의 약 40~50% 정도를 구성하는데, 인체의 골격근은 30세 이후 매년 1%씩 감소하고, 60세 이후는 2~3%씩 급격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화에 따른 근육량 감소는 근력, 보행속도 및 평형성 등 기능적 능력을 감소시키고, 이는 근감소증(sarcopenia) 및 생리적 예비능력(physiological reservoir) 저하로 나타나는 노쇠(frailty)와 같은 노인성 증후군(geriatric syndrome)을 발생시킨다.

노쇠는 늙어서 쇠약하고, 기운이 별로 없다는 뜻으로, 서서히 노화가 진행되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기력이 떨어지고 움직임이 둔해지며, 평소 하던 것을 하지 못하게 되고 체중도 감소하는 일련의 상태를 말한다. 미국 공중보건학자 프리드(Fried) 박사에 의하면 탈진, 체중/근력/보행속도/신체활동 감소를 묻는 아래 5가지 질문에 3가지 이상이면 노쇠, 1~2개이면 노쇠 전단계, 없으면 비노쇠 또는 건강 양호로 진단한다.

근력(손아귀 쥐는 힘)이 약하다.
걷는 속도가 느리다.
평소 신체활동량이 적다.
기력이 없다고 느낀다.
이유 없이 몸무게가 감소한다.

노쇠가 진행중인 사람의 보행을 살펴보면 보폭이 좁고, 발끝이 올라가지 않으며, 보행속도가 떨어지는 특징과 상체가 구부정하게 앞으로 쏠리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자세를 유지하는 근육(postural muscles) 즉, 항중력근(antigravity muscle)과 신체를 지탱하는 큰 근육인 하체근육(허벅지, 엉덩이, 종아리)이 약해진 결과이다.

근감소증과 노쇠는 다양한 원인과 복합적인 기전들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근감소증의 원인으로 노쇠가 발생하는지, 노쇠가 원인으로 근감소증이 발생하는 것인지는 아직 명확한 표준 진단 기준은 없으나, 둘의 상관관계는 매우 밀접하다는 것을 여러연구들을 통해 알 수 있다.

한 노년 집단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평소 보행속도 초속(1초) 1m를 걷는 것을 유지할 수 있으면 10년 내 사망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근육량 감소가 진행되면서 근육의 힘(근력)과 신체활동의 기능이 함께 감소하는 근감소증이 지속되는 경우 동년배에 비해 3~5년 내에 사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여러 선행 연구를 통해 제시된 저항성운동(근력운동)은 노쇠된 노년군에는 근육의 양적 변화는 다소 미진하지만, 질적인 변화(근력향상)에 효과적이며, 노화에 따른 체성분 변화(근육감소/체지방증가)를 개선해 주는 등 근육 및 근기능 향상, 그리고 근육의 빠른 회복 효과로 추후 발생 할 근감소증을 예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우리몸에 노쇠가 일어나게되면 젊은 시절과 같은 양의 단백질을 섭취하더라도 노화에 따른 근육합성 및 생성 능력이 감소하는 동화저항(anabolic resistance)으로 과거와 같이 근육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이에 근육은 노쇠와 근감소증에 가장 중요한 요소이며, 삶의 질을 높여주거나 유지하기 위한 꼭 필요한 노후자산이다. 근육을 1kg의 가치를 의료비로 환산하였을 경우 1400~1600만원 경제적 가치가 있다고 한다. 재테크 보다도 더 필요한 근테크. 노쇠라는 현상이 나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기 전에 미리 근육의 질과 양을 높여주는 운동을 하루 빨리 실시해 보는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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