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경쟁력 강화 위해 수시인사 단행…이커머스 혁신 토대 완성"

사진=신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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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신문=이종주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이커머스 계열사인 지마켓과 SSG닷컴의 계열사 대표를 모두 교체하는 강수를 내놨다. 이들 회사는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정 회장의 성과주의와 신상필벌에 입각한 수시 인사의 칼바람을 맞게 됐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19일 신세계그룹은 지마켓을 이끌 새 대표로 정형권 전 알리바바코리아 총괄을, SSG닷컴의 신임 대표에는 최훈학 전무를 내정했다고 밝혔다. 리더십 변화를 통해 이커머스가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인사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할 경우 수시 인사를 단행해 효과를 높이겠다는 그룹 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지난해 11월 그룹의 콘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경영전략실을 개편하면서 실적과 성과 중심의 인사 평가 제도 구축을 주문했다. 이와 함께 계열사 CEO를 대상으로 '신상필벌 인사'를 예고했다. 실적이 부진한 CEO는 수시 교체하고 성과에 따른 보상을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또한 새 수장 선임 외에 G마켓과 SSG닷컴의 주요 핵심 임원을 물갈이하고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G마켓은 기존 PX본부를 PX(Product eXperience)본부와 Tech(테크)본부로 분리했다. 개발자 조직인 Tech본부를 별도 조직으로 둬 AI(인공지능) 등 미래 성장을 견인할 기술 분야에 대한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다.

G마켓 CPO(Chief Product Officer, 최고제품책임자)에 해당하는 PX본부장에는 네이버 출신인 김정우 상무를, 신임 Tech본부장에는 쿠팡 출신의 오참 상무를 영입했다. 경쟁력 있는 외부 인력을 적극적으로 영입해 조직 전반에 긴장감을 높이는 한편 혁신에도 박차를 가하겠다는 설명이다.

특히 최 신임 대표는 만성적인 적자로 그룹 내 부담을 키우고 있는 SSG닷컴에서 강도높은 쇄신으로 성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SSG닷컴의 연결기준 순손실은 ▲2019년 584억원 ▲2020년 338억원 ▲2021년 824억원 ▲2022년 1227억원 ▲2023년 1041억원으로 집계됐다.

SSG닷컴은 특히 지난해 1조6784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2018년 물적분할 후 처음으로 역성장을 보였다. 영업손실도 1030억원에 달했다. 이어 올해 1분기에는 영업손실 139억원을 기록하며 손실 폭을 전년 동기 대비 10.9% 줄였지만 적자 기조는 여전하다.

신세계 관계자는 "이번 리더십 변화는 신세계그룹이 추진해온 이커머스 혁신 토대의 완성"이라며 "이커머스 혁신 비전은 지난해 11월 그룹 경영전략실을 개편하며 본격화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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