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전직 의장으로서 무책임한 행동"
野 "극우 유튜버나 할 법한 주장"

정신건강정책 혁신위 1차회의에서 발언하는 윤석열 대통령. 사진=뉴시스
정신건강정책 혁신위 1차회의에서 발언하는 윤석열 대통령.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장지현 기자]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 조작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김진표 전 국회의장 회고록 논란에 대해 윤 대통령은 제기된 의혹을 모두 조사하라 지시했다고 반박했다. 이에 여야의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27일 대통령실은 대변인실 명의의 입장문을 내고 김진표 전 의장의 회고록 논란에 대해 "대통령은 당시 참사 수습 및 예방을 위한 관계 기관 회의가 열릴 때마다 언론에서 제기된 다양한 의혹을 전부 조사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대통령과 독대에서 나눈 이야기를 멋대로 왜곡해서 세상에 알리는 것은 개탄스러운 일"이라며 "대통령은 특히 차선 한 개만 개방해도 인파 압력이 떨어져서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음에도 열지 않은 것이 이해가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고 명했다.

이날 김진표 전 의장은 회고록 '대한민국은 무엇을 축적해왔는가'를 통해 "2022년 12월 5일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내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정치적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하는 것이 옳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윤 대통령은 다 맞으나 강하게 의심이 가는 게 있어 결정을 못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내가 그게 무엇인지 물었더니 자신은 이 사고가 특정 세력에 의해 유도되고 조작된 사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럴 경우 이상민 장관을 물러나게 한다면 억울할 것이라는 얘기를 이어갔다"고 밝혔다.

여당은 이에 대해 김진표 전 의장을 향해 "근거 없는 기록에 대해 취소하고 사과하라"며 규탄했다.

박준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재난을 정쟁소재로 삼고 여론조작을 일삼아 온 민주당의 못된 습관이 시작됐다"며 "사회적 재난을 정치의 도구로 악용하는 모습에 분노가 치민다"고 밝혔다.

그는 "전직 국회의장으로서 무책임하게 정부의 진정성 있는 수습 노력은 지우고 대통령과의 내밀한 대화를 왜곡해 기록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지금이라도 왜곡된 기억을 바로 잡아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야당은 윤 정부에 이태원 참사 조작 가능성 발언에 대해 짚고 넘어졌다.

최민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윤 대통령의 이태원 참사에 대한 인식은 입을 다물 수 없을 만큼 충격적이고 설마로 치부하기엔 전임 의장이 전한 말이니 안 믿을 도리가 없다"며 "극우 유튜버나 할 법한 주장에 자신의 잘못과 책임을 부정하고 있다니 속에서 천불이 난다"고 비난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비하고 악랄한 음모론은 일명 '틀튜브'라고 부르는 극우 성향 유튜브 채널과 온라인 상 여권 지지자들이 대규모로 퍼뜨린 것이며 대통령이 이를 믿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SNS에 "당시 저는 원내1당의 대표로서 국회의장을 수시로 만났는데 대통령의 이태원 참사에 관한 잘못된 인식을 드러낸 대화가 메모장에 그대로 남아있다"며 김진표 전 의장이 회고록을 통해 공개한 내용을 자신도 전해듣고 메모해두었다고 밝혀 김 전 의장에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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