內엔 유통그룹 위기, 外엔 글로벌 무한경쟁
롯데 키워드는 'AI·해외시장'

롯데 인디아 하리아나 공장. 사진=롯데
롯데 인디아 하리아나 공장. 사진=롯데

[월요신문=이종주 기자] 롯데가 AI(인공지능) 도입을 전폭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안으로는 전 세계 최저 출산율과 쿠팡·알리·테무 등 이커머스발 위협으로 인한 내수시장의 불안정성, 밖으로는 글로벌 기업과의 미래 먹거리 선점 다툼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롯데는 식품·유통·화학 등 전사 차원의 글로벌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여러 대륙에서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고, 해외 생산기지 등을 설립해 그룹 차원의 위기를 타파한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미래 먹거리 선점을 위한 방안으로 전사 차원의 AI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4월부터 잠실점에서 AI 통역 서비스를 통해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잠실점 총 여섯 곳의 안내데스크에서 일평균 약 700건의 고객 문의가 접수되는 가운데, 에비뉴엘 잠실점 1층과 롯데월드몰 지하 1층에 위치한 안내데스크에서 해당 서비스를 시작했다.

롯데마트와 슈퍼는 'AI 선별 시스템'을 통해 과일 품질을 관리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가맹점 운영 효율을 높이기 위해 생성형 AI를 도입했다. 지난달 도입한 생성형 AI기반 챗봇 'AI-FC(AI Field Coach: 인공지능 운영 관리자)' 서비스를 통해 가맹점은 기본적인 POS 사용법부터 발주, 상품, 행사 정보, 서비스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롯데온은 AI 쇼핑 도우미 샬롯을 개편했다. 주요 신규 서비스로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고객 리뷰 분석 후 핵심 구절을 요약해서 보여주는 'AI 리뷰 추천' 서비스, 원하는 상품의 사진 업로드 시 AI가 이미지와 유사도가 높은 관련 상품을 제안하는 'AI 이미지 인식 스타일 추천' 서비스 등이 있다.

롯데는 AI 도입에 이어 글로벌 진출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전 세계 최저 출산율로 인한 내수시장 축소와 이커머스발 위협에 따른 장기적 관점에서의 대처 방안이다.

신동빈 회장은 이달 우즈베키스탄에서 압둘라 아리포프 우즈베키스탄 총리를 만나 경제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또한 롯데호텔은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에서 롯데시티호텔 타슈켄트팰리스를 위탁 운영하고 있으며 롯데케미칼은 우즈베키스탄 가스전 화학단지 건설사업인 '수르길 프로젝트'에 참여해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공장을 건설했다.

이 밖에도 롯데 식품 및 유통군 계열사들이 아시아 지역에서 활발하게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지난 1월 글로벌 시장 매출 2000억원에 육박하는 빼빼로 브랜드의 첫 번째 해외 생산기지로 인도를 낙점했다. 인도 현지 법인인 '롯데 인디아(LOTTE India)'의 하리아나 공장에 빼빼로 현지 생산을 위한 21억 루피(한화 약 330억원)의 신규 설비 투자를 결정한 것이다.

롯데칠성음료의 경우 지난 5월 4세대 맥주 '크러시'를 몽골 시장에 선보였다. 롯데칠성음료는 다양한 문화권에 크러시를 알리며 이탈리아, 네덜란드, 프랑스 등으로 진출을 확대할 예정이다.

롯데는 북미 지역에서도 모빌리티, 식품 및 관광업 등 여러 사업군에서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이노베이트와 자회사 EVSIS는 지난 5월 북미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미 현지 법인 'EVSIS America'를 설립한 롯데이노베이트는 앞서 캘리포니아주에 1000여평에 이르는 공장 부지를 확보했다. 상반기 내 모든 생산 라인 가동 준비를 마치고 하반기부터 북미 전역을 대상으로 본격적으로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롯데호텔앤리조트는 6월 13일 미국 시카고에서 'L7 시카고 바이 롯데(이하 L7 시카고)'를 오픈하며 L7 브랜드 호텔의 첫 미국 시장 데뷔를 알렸다. L7 시카고는 롯데뉴욕팰리스, 롯데호텔 시애틀, 롯데호텔 괌에 이은 롯데호텔앤리조트의 네 번째 미국 체인이자 북미 최초의 L7 호텔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 대기업 중에선 AI 미래사회에 가장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그에 따른 효율성이나 타 글로벌 기업과의 차별화를 논하기 이른 시점이니만큼 그룹 차원에서 향후 상황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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