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를 준비하며 교제 범죄에 관한 내용을 사회면에 담기로 했다. 교제 중 혹은 헤어진 뒤 발생한 각종 교제 범죄가 최근 몇 년 새 크게 증가했고 피해 정도도 갈수록 심해지고 있기에 범죄 발생 원인 및 해결 방안에 대해 알아보자는 취지였다. 그렇게 담당 기자의 기사가 거의 완성되어 갈 때쯤 쯔양 사건이 터져 나왔다.

유명 유튜버 쯔양은 전 연인이자 전 소속자 대표였던 남성에게 오랜 기간 폭언 및 폭행을 당했고 불법 영상 촬영 후 유출 협박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만 아니다. 쯔양 사건을 알게 된 몇몇 유튜버들은 입막음을 대가로 쯔양에게 거액을 받아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쯔양 사건을 보며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그에 대한 연민이었다. 겉으로 보여지는 모습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유튜버이자 선행을 몸소 실천하는 대중들의 워너비였는데, 실상은 상상조차 쉽지 않은 지옥 같은 삶 속에서 수년을 고통받은 가녀린 여성이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사건을 포함해 대부분의 교제 범죄가 그릇된 자아를 가진 개인의 일탈이란 점을 강조하고 싶다.

일부가 저지른 행위를 특정 성별 전체의 문제로 일반화해선 안 되며, 그 같은 이유로 본인과 반대 성에 대해 부정적 시선을 가지진 않아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과 빠른 고령화율을 보여주고 있다.

눈앞에 닥친 인구절벽 문제는 해결이 쉽지 않다. 정치인들은 신혼부부 특별공급 물량을 늘리고 자녀 출산에 따른 지원을 확대해 이를 해결하겠다고 십수 년을 외쳐 왔는데 변한 건 없고 상황만 악화했다.

개인적으로 지금 같은 인구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대안 중 하나가 우리 사회가 성별에 따른 차별을 더 적극적으로 해소하고 동시에 서로 성에 대한 존중 의식을 어릴 때부터 쌓아가는 것이라 본다.

그렇기에 교제 범죄 등에 따른 젠더 갈등 악화 우려는 최대한 빠르게 털어 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피해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며 가해자에 대한 강도 높은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이제 사건은 경찰과 검찰 손에 넘어갔다. 현재까지 드러난 혐의가 너무 명확하기에 가해자에겐 그에 합당한 처벌이 내려질 것이라 믿는다. 부디 쯔양 사건을 비롯한 교제 범죄 이슈가 젠더 갈등의 새로운 불쏘시개로 소모되지 않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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