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용인 중 일인, 여당 내 대표 개혁세력으로 꼽혀
2018년 첫 낙선 후 수차례 도전 끝에 22대 총선 당선

필리버스터 역대 최장 기록 경신한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 사진=뉴시스
필리버스터 역대 최장 기록 경신한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장지현 기자]야당의 방송4법으로 진행된 여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가 순수 토론 시간(종결·법안 표결 시간 제외) 총 109시간 34분으로 역대 2위를 기록한 가운데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이 개인 발언 시간 총 13시간 12분으로 역대 최장 기록을 경신했다.

김용태 의원은 29일 한국교육방송공사법(EBS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에 나섰다. 이날 오전 8시 32분 단상에 올라 오후 9시 21분을 기준으로 발언 시간 12시간 48분을 돌파해 역대 최장 기록을 경신, 이후 13시간 12분의 발언 시간을 끝으로 필리버스터를 마쳤다.

이전 역대 최장 기록은 지난해 12월 국정원법·남북관계발전법 등 개정안 통과 저지를 위해 나섰던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의 기록인 12시간 47분이었다.

토론에서 김용태 의원은 "민주당이 언론을 장악하려는 술수·시나리오가 역사가 되면 안 되고 나라 망하는 것은 막아야 하기 때문에 필리버스터를 한다"고 말문을 열며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EBS의 프로그램들을 열거해 이사 구성을 법으로 바꿔야 할 만큼 정치적 편향성을 갖고 있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EBS 프로그램 중 '세계테마기행'을 좋아한다. 그걸 보며 랜선 여행도 했고 몸이 불편해 여행을 못 가는 분들도 대리만족을 느꼈을 텐데 이것이 정치적 편향성이 있는가"라고 되물으며 "아니면 EBS의 자랑인 펭수가 정치적 편향성이 있나. 뽀로로가 문제가 되는가. EBS는 건들지 마십시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지금 EBS는 한국교육방송공사 이사를 늘리는 개정안이 아닌 재정지원 확대, 다양한 프로그램을 넓히는 것이 EBS가 당면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이날 김용태 의원은 민주당을 향해서도 "넷플릭스 드라마 '돌풍'은 타락한 운동권 정치인들이 어떻게 대한민국을 좀 먹고 망치는지 잘 표현된 드라마다. 야권 의원들에게 시청을 권한다"며 "저는 윤석열 정부, 윤석열 대통령, 김건희 여사에 대해 비판한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 중에서는 이재명 전 대표에 대해 비판하는 의원들이 있나"고 꼬집었다.

이어 "저는 경선 통과해서 올라왔다. 제가 생각하는 보수정당, 보수주의, 국가에 대해 생각하고 때론 비판도 해왔다. 그게 다양성이 존중받는 자유민주주의의 한 방법이고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했지만 민주당의 최근 행태는 그렇지 않다"고 비판했다.

개정안에 대해선 "만약 이번 개정안 목적이 EBS 이사진을 21명으로 확대함으로써 더욱 다양하고 풍부한 교육방송을 담고 한국교육방송공사 경영을 개선하겠다는 취지였다면 여당 역시 진정성을 수용하고 건설적인 대안을 찾기 위해 노력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야당의 목적은 경영진 선임의 정치적 영향력과 EBS의 정치적 종속성에 관한 것"이라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EBS법 개정안 필리버스터의 첫 주자로 나섰던 김용태 의원은 전날 박선원 민주당 의원이 약 10시간 동안 발언하는 것을 보고 그보다 길고 절박하게 호소해야겠다고 굳게 마음을 먹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의석수에 밀려 EBS법은 야당 단독으로 국회를 통과하게 됐으나 이날 발언을 마친 후 장내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으며 우원식 국회의장은 "많이 수고햇습니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자신의 SNS에 "헌정사에 오래 남을 필리버스터 최장 기록"이라며 김용태 의원의 기존 최장 기록 경신 순간(12시간 47분)을 직접 촬영한 사진을 글에 첨부하기도 했다.

정치인 꿈만 보고 달려온 국민의힘 최연소 국회의원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 사진=뉴시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 사진=뉴시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당초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한 '천아용인' 중 한 명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준석 대표가 창당한 개혁신당에 합류하지 않고 국민의힘 잔류를 선택한 뒤 22대 총선에서는 경기 포천시·가평군 지역구에서 당선되며 초선 의원이 됐다. 

1990년 10월 21일 경기도 포천시에서 태어난 김용태는 광운대학교 공과대학 환경공학과을 졸업한 뒤 학생군사교육단(ROTC) 제52기로 입대해 군 복무를 마쳤다. 

2017년 김용태는 바른정당 바른정책연구소 연구원으로 입당하며 정계와 첫 인연을 맺었다. 2018년 바른미래당 후보로 서울 송파구 기초의원 선거 출마에 도전했으나 컷오프 당했고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2020년 새로운보수당 창당에 참여하며 이효원과 함께 공동 청년 대표를 맡았고 21대 총선 서울 송파구 출마를 준비했으나, 보수정당 합당에 따라 미래통합당이 창당되자 배현진 의원에 밀려 컷오프됐다.

이후 미래통합당 공관위에서는 김용태 의원을 청년 공천지로 지정한 광명시을 후보로 낙점했고 이에 21대 총선에 나서게 됐으나 선거에선 양기대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패했다. 

김용태 의원은 2021년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 청년 최고위원에 당선됐고, 2022년 이준석 대표 지도부 해체 전까지 여당 최고위원으로 활동했다. 

2023년 열린 국민의힘 3차 전당대회에도 최고위원직에 도전했으나, 당시 전대에선 고배의 쓴잔을 마셔야 했다.

그해 하반기 이준석 의원이 신당을 창당하자 천아용인 중 한 명이었던 그 또한 신당에 합류할 것이란 예상이 적지 않았으나 김용태 의원은 당에서 자신의 역할을 하겠다며 국민의힘 잔류를 택해 주위를 놀라게 만들엇다. 

22대 총선에서는 어린시절을 보냈고 호적상 본적지이기도 한 경기도 포천시·가평군 지역에 출마, 당내 5자 경선을 거쳐 공천을 받은 뒤 첫 국회의원 뱃지를 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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