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 의지 내비친 구영배, 뜻대로 될지는 미지수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이종주 기자]티몬·위메프 대규모 미정산 사태 여파로 큐텐그룹이 사실상 해체 수순에 들어가게 됐다. 그룹 해체에 따라 티몬·위메프·인터파크커머스의 경우 각자 도생에 나서야 할 상황이다. 여전히 그룹 회생의 끊을 놓지 않고 있는 구영배 대표지만, 정부의 늑장 대응 지적 속 사태 종결까지는 상당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인터파크커머스가 최근 큐텐 측에 내용증명을 발송, 미수금 등을 돌려달라고 요청했다. 기존에 빌려준 대여금과 판매 대금 약 650억원을 돌려 달라는 내용이다.

인터파크커머스는 큐텐이 지난해 3월 인수한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로, 인터파크쇼핑과 도서, AK몰을 운영한다. 인터파크커머스가 큐텐과 기술개발 계열사 큐텐테크놀러지, 큐텐네트워크 등에서 못 받은 돈은 650억원대로 전해졌다. 상당수는 판매대금 미수금과 대여금이다. 자회사가 지분 100%를 보유한 모회사에 미수금에 대한 내용증명을 보낸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회사들이 미수금 회수를 위한 법적 절차에 착수한 만큼 큐텐그룹과 결별 수순에 돌입한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인터파크커머스는 독자 경영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티몬·위메프에 비해 미정산금과 누적 부채가 적은 편에 속하는 만큼 피해 복구는 물론 자생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29일에는 티몬에 위탁 운영하던 전자지급결제대행(PG) 시스템을 KG이니시스·헥토파이낸셜로 바꿨다. 큐텐으로 파견된 재무 등 일부 인력도 복귀시킬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큐텐그룹이 해체 수순을 밟고 있으며, 그룹 차원에서의 사태 수습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기업 회생을 신청한 티몬과 위메프도 각자 도생을 모색하고 있다.

류광진 티몬 대표는 지난 2일 서울회생법원에 출석해 "그룹 차원의 노력도 있겠지만 티몬 대표로서 독자적 생존을 모색해야 한다"며 "인수·합병(M&A)이나 투자 유치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류화현 위메프 대표 또한 "구 대표 해결책만 기다려서는 안되겠다 생각해 연락을 돌리고 있다"며 "독자적 생존을 모색하고 회생절차에 임하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계열사들이 각자도생을 추구하고 있지만 구영배 대표는 여전히 그룹 재건을 노리고 있다. 구 대표는 이번 사태의 해결 방안으로 티몬·위메프 합병 법인 'K-커머스'(가칭)를 출범해 판매자가 합병법인의 대주주가 되도록 하는 정상화 방안을 제시했다.

이는 큐텐이 가진 티몬과 위메프 보유지분은 100% 감자하고, 구 대표가 가진 큐텐 지분 38%는 합병법인에 백지 신탁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합병 법인이 큐텐의 대주주가 된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