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40년 후원, 세계 최강 양궁 대표팀 탄생에 일조
SK 핸드볼, SKT 펜싱 후원... 한화 지난해까지 사격 후원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2일(현지시간) 양궁 혼성전 시상식 직후 김우진(왼쪽), 임시현(오른쪽)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대한양궁협회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2일(현지시간) 양궁 혼성전 시상식 직후 김우진(왼쪽), 임시현(오른쪽)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대한양궁협회

[월요신문=전지환 기자]2024 파리올림픽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이 역대급 성적을 거두고 있다. 당초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우리 대표팀의 활약 관련 기업들의 역할에도 주목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양궁과 펜싱, 사격 등 이번 올림픽에서 특히 큰 성과를 거둔 종목들의 경우 각 협회 회장사를 맡고 있는 기업들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후원이 경기력 향상 등에 큰 기여를 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8일 기준 한국 올릭픽 대표팀은 금메달 13개 은메달 8개 동메달 7개를 따내며 종합순위 6위를 기록 중이다. 당초 대한체육회는 금메달 5개 종합순위 15위를 목표로 밝혔는데, 양궁에서만 금메달 5개가 나왔다. 

한국 양궁 대표팀은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 5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획득하며, 대회를 마무리 했다. 역대 최고 성적에 해당하는데 이 같은 성과와 관련 세간에서 선수들의 노력과 함께 협회의 공정한 선수 선발 및 지속적이며 통큰 후원이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불어 물심양면으로 대표팀을 지원해 온 현대차그룹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로 40년째 양궁을 후원해왔다. 이는 국내 기업이 단일 종목 스포츠협회를 후원한 사례 중 최장 기간에 해당한다. 대한양궁협회와 현대차그룹의 인연은 1985년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대한양궁협회장을 맡으며 시작됐다. 2005년부터는 정의선 회장이 아버지를 이어 대한양궁협회장을 역임 중이다. 

현대차그룹과 대한양궁협회는 지난 도쿄올림픽이 끝난 직후부터 이번 파리올림픽을 준비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그룹은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과 컨디션으로 자신의 실력을 아낌없이 쏟아부을 수 있도록 하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대한양궁협회와 협의해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의 후원 아래 양궁협회는 앵발리드 양궁 경기장을 재현한 실전 연습환경을 구축해 파리올림픽을 대비했다. 또한 슈팅로봇을 비롯 첨단 연구개발(R&D) 기술을 선수들 훈련에 도입했다. 파리 현지에서도 협회는 대표팀 전용훈련장, 식사, 휴게공간, 동선 등을 지원했다. 정의선 회장의 경우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직접 파리를 찾아 개막 이전부터 직접 준비 과정을 챙겨온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와관련 한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과 양궁협회의 관계는 우리 체육계에 가장 모범적인 파트너십 사례로 불리운다"며 "공정하면서도 지속적인 후원을 통해 선수들이 성장해 결과물을 만들어냈고, 이 과정에서 현대차그룹 또한 대외평판이 크게 향상되는 결과를 얻게 됐다"고 언급했다. 

펜싱-핸드볼은 SK, 체조는 포스코가 후원 중 

이번 파리올림픽에서는 양궁 못지않게 펜싱과 사격 등도 큰 주목을 받았다. 

우리 대표팀은 펜싱에서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를 사격에서 금메달 3개와 은메달 3개를 획득했다. 그리고 이들 종목 대표팀의 선전 이면에도 후원사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펜싱의 경우 지난 20년간 SK텔레콤이 지원해 오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2003년 대한펜싱협회 회장사를 맡은 뒤 지금까지 펜싱을 후원 중이다. 해외 전지훈련과 국제대회 출전 비용 등을 지원했을 뿐 아니라, 2004년부터 19년째 SK텔레콤 국제 그랑프리 펜싱 대회도 개최하고 있다.

SK텔레콤이 대한펜싱협회 등을 통해 한국 펜싱 종목 발전을 위해 지원한 누적 금액은 300억원이 넘으며, SK텔레콤과 대한펜싱협회는 파리올림픽 출전을 위한 지원책도 체계적으로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SK의 경우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출전한 유일한 구기종목 대표팀인 여자핸드볼 대표팀도 오래전부터 후원해 오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2008년 대한핸드볼협회 회장에 올랐고 이후 SK는 한결 같이 핸드볼 발전에 기여해 왔다. 지난 2011년에는 약 430억원을 투입해,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 제2체육관(펜싱경기장)을 핸드볼 전용경기장으로 리모델링하기도 했다.

또한 포스코그룹은 1985년부터 현재까지 대한체조협회 회장사 역할을 맡고 있으며, 지난 도쿄 올림픽 당시 체조에서 금메달을 딴 신재환 선수와 동메달을 획득한 여서정 선수에게 예정된 포상금의 2배 이상을 지급하기도해 눈길을 끌었다. 

CJ제일제당의 경우 2021년부터 수영 국가대표인 황선우를 후원하다가 지난해 5월부터 대한수영연맹을 후원 중이다. 금전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선수단에 간식 등을 제공하고, 전지훈련과 경기장에서 최선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게 돕고 있다. 

그런가하면 최근 연맹 회장의 '먹튀' 논란이 불거진 사격의 경우 지난해까지는 한화가 오랜기간 후원해 왔다. 사격 마니아로 알려진 김승연 회장의 의지가 컸던 것으로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한화가 사격 발전기금에 사용한 돈만 200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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