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으로도 듣는이에게 두려움을 선사하는 암(cancer). 악성신생물 혹은 종양이라고도 불리우는 암은 지난 10년 동안 변함없이 한국인 사망원인 1위를 유지할 만큼 발병만으로도 삶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는 존재이다.
우리 신체는 매일 300억개 이상의 세포를 교체하며 이중 대략 1%가 교체 과정에서 손상을 입고 악성 세포로 변한다. 암세포는 직경 1cm정도의 덩어리가 되어야 임상적으로 진단이 가능하며, 한 개의 암세포가 30번 분열을 해 10억개 정도로 증가해야 1cm 크기의 덩어리가 된다.
면역 체계는 이러한 악성 세포들이 발현했을 때 자연살해세포(NKcell), LAK세포 및 인터류킨-2와 인터페론과 같은 항암 물질들의 정교한 공격 활동을 통해 암세포가 절대로 살아남지 못하도록 파괴하게 된다.
면역세포(대식세포, T-세포, B-세포) 및 종양억제유전자(tumor suppressor gene)가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면 아무리 암유전자가 강해도 암은 발생하지 않는다. 이처럼 면역력은 암 예방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며, 암세포의 증식과 전이를 억제하는 암 치료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리고 면역은 생활습관, 즉 수면과 식이(dietetics), 그리고 운동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1931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바르부르크(Warburg) 박사는 "우리 몸의 세포가 산소호흡 대신 무산소성 세포호흡으로 바뀌는 것이 바로 암의 원인이다"라고 언급했다. 다시 말해 악성 세포들의 성장이 이루어지기 쉬운 것이 바로 혐기성(무산소환경)인데 암세포는 유산소 환경, 즉 산소가 많은 곳에서는 생장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운동을 하면 체내 산소가 원활히 공급되면서 종양 성장이 억제된다. 운동으로 인해 체온이 1도 올라가면 면역력이 10배 상승하며, 적당시간 지속되는 운동은 체내온도를 최대 40도까지 상승시킴에 따라 암세포 사멸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신체활동이 높은 사람들은 낮은 사람에 비해 결장암 24%, 자궁경부암 20%, 유방암 12% 등 발병률이 낮은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암 환자들은 운동치료를 통해 피로감, 불면증, 신경통, 오심 등의 증상이 줄어 이들의 전반적인 삶의 질이 개선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암환자들은 치료과정 중에 빈혈로 인한 극심한 피로감을 느끼기도 하는데 15주간 유방암 환자들에게 빠르게 걷기 또는 자전거타기를 실시했더니 운동하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피로가 25% 감소했고 운동을 하지 않은 집단보다 빠른 회복률을 보였다.
수면과 관련해선 유럽인 2만500명을 대상으로 여러 차례 임상실험이 진행된 결과 수면시간이 6시간 미만인 사람이 7시간 이상의 사람보다 암 발병률이 40% 높은 것으로 밝혀졌고, 그중에서도 유방암과 간암이 44%, 폐암 34%, 전립선암 42%, 대장암 7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수면은 식이와 직결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수면이 부족하면 피로도가 상승하고 자기조절능력이 떨어짐으로써 과자, 빵, 떡볶이, 라면 등 단순 또는 정제 탄수화물과 같은 자극적 음식의 욕구가 높아지고 이를 섭취시에는 고인슐린(hyperinsulinism) 분비로 암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같은 이유로 암환자들은 극저당질-고지방 식사(케톤식)를 권하는데 왜냐하면 정상세포는 포도당 대신 케톤체(ketone body)를 에너지로 사용가능하지만 암세포는 이를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에너지원인 포도당이 없으니 증식하지 못하고 사멸하게 되는 것으로 케톤식(ketogenic diet)은 암세포의 이같은 속성을 이용해 암을 치료하는 식이요법으로 쓰이고 있다. 또한 케톤식은 다수의 실험에서 암 발생 시기와 성장을 늦추며 암세포가 항암제와 방사선 치료에 예민하게 반응하여 효과가 증대했다고 보고되고 있다.
물론 선천적으로 암에 약한 신체환경을 가지고 있을 수 있고 이를 우리는 유전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설사 부모의 유전자를 갖고 태어났다고 해도 실제 암으로 발현이 되는 스위치를 누르는 것은 '후성유전체(epigenome)'라는 것을 기억해야한다. 예를들어 나라의 생활양식에 따라 한국에서는 위암이 미국에서는 유방이나 대장암 발병률이 높아지는 것이 후성유전체의 개념이다. 술, 담배, 짜게먹는 습관, 햄과 소시지와 같은 가공식품, 화학물질 노출(물, 공기), 비만, 만성 스트레스 등 암을 유발하는 잠재적인 습관들에 주의를 기울이고, 절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대 의학은 여전히 질병의 원인보다는 증상을 제거하거나 억누르는데 초점이 맞추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며 1971년 미국 닉슨 대통령이 선포했던 '암과의 전쟁'에서 50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정복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의 신체와 건강은 스스로가 지켜야 하며, 근본적인 원인 파악과 제거를 위해 자신을 돌아보는것에 소흘히 하지 않아야 암으로부터의 공격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